|조병철 교수, EGFR 변이 폐암 환자 127명 대상 임상시험
|"EGFR 변이 진행성 폐암 2차 치료제로 조건부 승인 필요"
박양명 기자
기사입력: 2019-10-04 10: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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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신약인 비소세포폐암약 레이저티닙(Lazertinib)의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국내 연구진이 증명했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센터장(종양내과)은 기존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T790M 변이 폐암 환자 127명에게 레이저티닙을 투여한 결과 57% 환자에게 암 크기가 30% 이상 줄어드는 부분 관해(partial response)를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부분 관해는 치료 후 종양 크기가 작아지거나 암 진행 정도가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조 센터장의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란셋 온콜로지(Lancet Oncology) 최신호에 실렸다.
레이저티닙은 3세대 EGFR 표적치료제로 이레사, 타세바, 지오트립 등 기존 표적치료제에 내성을 보이는 EGFR T790M 변이 폐암 및 치료력이 없는 EGFR 변이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됐다. 3세대 EGFR 표적치료제는 현재 타그리소만이 승인받은 상태다.
조병철 센터장은 2017년 2월부터 2018년 5월까지 12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분의1상의 용량 증량 및 확대 시험을 통해 레이저티닙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절반이 넘는 57%의 환자의 암 크기가 30% 이상 줄었다. 120mg이상 용량을 투여한 환자는 60%까지 암 크기가 줄었다. 완전 관해에 이른 환자도 3명이었다.
레이저티닙 투여 후 암이 추가로 진행되지 않거나 사망에 이르지 않는 기간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앙값은 9.7개월이었고 이 중 120mg 이상의 용량을 투여한 환자는 12.3개월까지 길어졌다. 레이저티닙의 폐암 치료 효과뿐만 아니라 120mg 이상에서 효과가 더 좋은 것.
가장 자주 발생한 이상반응은 여드름을 포함한 발진, 가려움증이 각가 30%, 27% 비율로 나타났다.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 발생률은 16%였다. 레이저티닙 투여와 관련성을 배제할 수 있는 3등급 이상의 약물이상반응은 3% 수준으로 낮게 나왔다.
조 센터장은 "이번 임상시험 결과를 통해 레이저티닙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며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EGFR 변이 진행성 폐암의 1차 치료제로 글로벌 3상 임상연구를 곧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성을 바탕으로 현재 진행 중인 병용 요법의 빠른 3상 진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존 승인받은 약제 가격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EGFR 변이 진행성 폐암 2차 치료제로 조건부 승인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