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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배민의 데이터 가치는 5조원…의료데이터는?

의약학술팀 최선 기자


최선 기자
기사입력: 2020-01-20 05:45:50
최근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약 5조원 가량에 인수했다. 겨우(?) 배달 업체를 5조원에? 그렇다. 납득하기 어렵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건 또 있다. 배달의 민족을 인수한 회사가 요기요라는 경쟁 배달 앱 업체라는 점이다. 이미 기반 기술을 축적한 회사가 특수한 업종도 아닌 경쟁 배달 업체를 거금을 들여 인수했다. 차라리 고작 몇 억으로 비슷한 카피 앱을 만드는 게 남는 장사가 아닐까, 본인도 그렇게만 생각했다.

정부가 15일 보건복지부 등 관련부처 합동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을 수립하고 이를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심의 의결했다. 주요 골자는 의료데이터 활용 확대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의료 데이터는 사실상 기록확인 및 증빙용에 머물렀다. 제3자가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 죽은 데이터(dummy)에 불과했다는 뜻. 그간 AI, 빅데이터, 4차 산업 혁명 등 말만 거창했지 결과물은 보잘 것 없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인공지능에게 필요한 일용할 양식은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회를 최근 통과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의료데이터를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가명 처리'한 경우 제3자 제공이 가능해졌다. 이제 의료데이터를 활용해 의약품 및 의료기기 개발 등을 포함한 과학적 연구 활용범위가 확대됐다.

복지부는 "의료 빅 데이터 활용을 통해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기반 제공과 새롭게 부상하는 마이크로바이옴 등 신기술 개발 그리고 저평가 트랙을 확대해 인공지능과 정밀의료 등 첨단 융복합 의료기술 혁신성을 보다 넓게 인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만난 모 의료정보 데이터 업체 대표는 근거(evidence) 중심의 의학의 근본에는 결국 데이터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의학을 경험 기반이라고 한다면 지금은 리얼월드데이터와 같은 실재적인 증거들을 기반으로 한 근거 중심 의학 시대라는 것. 그리고 이후 시대는 데이터 주도 의학(data driven medicine) 시대가 열릴 것이라 확신했다.

환자의 상태 변화 등이 기록으로 남고 플랫폼을 통해 수집되고, 실시간 진단/치료 자료가 수집되고 이것이 신약 개발이나 의학적 근거 창출에 반영되는 구조. 말 그대로 데이터 주도의 의학 시대가 열린다는 뜻이다.

이런 설명을 들은 후에야 배달의 민족의 인수 합병 건에 보이지 않던 지점들이 보였다. 딜리버리히어가 정작 거금을 들여 구매하고 싶었던 건 플랫폼의 외형이 아니라 전국 유통망과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음식 배달 및 취향, 지역별 선호도와 같은 '빅 데이터'였다고. 실제로 배달의 민족은 전국민의 절반 이상의 음식 취양, 행동 양태, 선호도 등 자료를 보유한 '데이터 회사'나 다름 없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의료정보 데이터의 활용을 가능케한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이 바이오 산업 전체의 마중물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드는 건 자연스런 수순. IT강국이면서 임상 인프라가 잘 구축된 국내 환경에서 데이터의 활용만큼 확실한 추진체도 없기 때문이다. 배달의 민족이 축적한 데이터의 가치가 5조원에 달한다면, 그간 국내에서 축적된 의료정보의 값어치는 어떨까. 그 데이터로부터 향후 파생될 부가가치의 총합은 어떻게 될까.

작년 방한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한국이 집중해야 할 목표로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을 꼽았다. 그리고 인공지능의 핵심은 질 좋은 데이터를 얼마나 축적했냐는 양에서 승부가 난다. 한국은 이제 막 신약 개발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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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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