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혈모세포이식을 앞둔 혈액질환 환자에서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공존할 경우 생존율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정신질환 관리를 통해 난치성 혈액질환의 현존하는 유일한 완치법인 조혈모세포이식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뇌건강센터 임현국 교수 연구팀(뇌건강센터 왕성민 교수,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박성수 교수, 가톨릭대 임상약리학과 한승훈 교수)은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조혈모세포이식치료를 받은 혈액질환 환자(2002년~2018년) 총 7170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조혈모세포이식 전 우울증 또는 불안장애를 동반한 환자들은 5년 생존율이 각각 59.4%와 60.0%였다. 두 장애가 없는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71.5%로 나타났다.
반면,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동시에 있을 경우 5년 생존율은 55.5%로 낮아져 사망률이 없는 경우에 비해 약 1.2배 높았다. 우울증과 불안장애는 악성 혈액질환으로 알려진 백혈병 환자의 사망 예측과 관련된 생존율 분석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불안장애와는 상관없이 우울증이 조혈모세포이식 후 생존율을 감소시키는 주요 위험인자임을 발견했다. 또한 불안장애와 우울증이 동반될 경우 사망률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확인했다.
왕성민 교수(공동 제1저자)는 "난치성 혈액질환으로 인해 조혈모세포이식을 받는 환자가 우울 및 불안으로 인해 고통 받고 치료가 늦어지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한다"고 밝혔다.
박성수 교수(공동 제1저자)는 "조혈모세포이식을 앞둔 환자에게 정신건강의학과적 치료가 적절하게 이루어진다면 우울 및 불안뿐만 아니라 조혈모세포이식의 성공률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현국 교수(교신저자)는 "성공적인 조혈모세포이식치료를 위해 기저질환 조절과 예방이 중요함을 국내에서 활용 가능한 최대 규모의 빅 데이터에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의료분야 SCI급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IF=3.998) 2020년 9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