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건강세상네트워크(대표 조경애)는 서울시, 서울시의회, 학계, 병원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립동부병원 민간위탁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지방공사 수원의료원 박찬병 원장은 “수원의료원 역시 1999년 수원 모대학에 위탁될 뻔했으나 살을 깎는 구조조정과 경영개선노력으로 지금은 경영수지가 많이 호전됐다”며 “하지만 지금의 시립동부병원을 보면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박 원장은 시립병원의 민간위탁에는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며 보건의료 부문의 사회안전망이 무너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창엽 교수 역시 민간위탁에 대한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서울시가 효율성을 근거로 제시하며 적자에 허덕이는 동부병원을 민간에 위탁시키려 하지만 정작 효율성은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거시적인 차원에서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진료실적에서 외래진료가 200명 이하에 그치고 경비 가운데 인건비가 70%을 차지하는 등 동부병원은 분명 비효율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면 새로운 관리메카니즘을 출현시켜 공공의료의 진전된 모범을 만드는 것이 서울시의 역할이 아니겠냐”며 우회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반면 서울시의회 박시하 보사위원장은 동부병원의 적자문제는 단순히 시의 운영능력 부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행려병자가 주로 출입하는 병원으로 꺼려온 데도 문제가 있다며 민간위탁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이 밖에 시립동부병원의 운영과 최근의 민간위탁계획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시 보건과 담당자가 이날 참석하지 않은 것과 관련, 건강세상네트워크 조경애 대표는 “공공의료 축소에 대한 시민단체의 우려에 시가 성의있는 답변을 해주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단순히 토론회 모임에 그치지 않고 시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실력행사를 펼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토론회 한 참석자는 동부병원이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서울시 관계자의 의견이 나와야 할 텐데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