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치료 포스터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내과의사회와 개원한의사협의회가 24일 만남을 가졌지만 입장차만 확인한채 성과없이 헤어졌다.
내과의사회측에서 장동익회장과 김준 부회장, 개원한의사협의회측에서 김현수회장과 최방섭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6시 시내 모호텔 일식당에서 회동했지만 종전의 주장만 되풀이하는 수준에 그친 채 3시간의 마라톤회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의료계와 한의계의 감기 치료를 둘러싼 갈등은 장기전으로 흐를 전망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자리에서 내과의사회측은 이번 분쟁이 한의계의 감기 포스터 제작에서 야기됐으며 한의계가 임신부에게까지 한약 복용을 유도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한약부작용 캠페인과 관련해서는 국민들에게 마구잡이로 한약을 먹었을 때 심각한 부작용이 올 수 있다는 것을 계도하기 위한 취지라고 주장했다.
또 개원한의사협회가 '감기는 한방으로'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국민들은 탕약을 연상할 것이라며 오해를 일으킬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개원한의사협의회는 한방에 대한 계도를 한의사가 할 것이라며 양방은 양방 계도에 신경쓰라고 맞받았다.
'한방=한약'이라는 등식은 잘못된 것이며 한방에는 여러 치료법이 있고 그중 으뜸은 침술이라며 포스터에 임산부도 안정하다는 것은 침과 뜸 그리고 양생법을 이용해 치료하겠다는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내과의사회의 한약복용전 반드시 병의원 의사와 상의하라는 포스터 문구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일본의사 다카하시 코세이가 쓴 ‘한방은 효과없다'란 책을 두고도 내과의사회는 한약의 부작용을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자료라는 주장을 펼쳤고 개원한의사협회는 한방의 과학성을 입증하는 다른 책이 있는데도 하필이면 잡다한 정보물중 하나에 불과한 절판된 문고판으로 한방을 비판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대응했다.
만남 직후 장동익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서로 입장이 좁혀지지 않았다"며 "한방은 효과가 없다란 책의 원본을 복사해 2만부를 회원등에 배포하는 등 향후 지속적으로 한방 부작용 캠페인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회장은 또 "한의계가 나를 고소 고발할 경우 바로 맞대응에 나서겠다"며 "이미 모든 준비는 끝난 상태며 발표하면 깜짝 놀랄만한 한방 부작용 자료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방 부작용에 대한 앙케이트 조사 실시, 수은 아연등 중금속 독성에 대해 과학적 분석 시도, 보약 종별 원가조사등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회장도 별도로 약식 브리핑을 통해 "한방이 뭔지 잘 모르고 있어 충분히 이해할 만큼 설명했다"며 "큰 성과는 없었지만 앞으로 대화는 지속적으로 나누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회장의 고소 고발여부에 대해 "회원들은 당장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희망하고 있지만 합당한 방법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해 즉각적인 법적대응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