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8일)로 예정된 전산심사 시뮬레이션 결과에 의료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나, 심평원측이 합의된 세부기준을 모두 반영하지 않은 채 이날 시뮬레이션이 이뤄질 것이라고 통보해 온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일단락 될 것으로 전망됐던 전산심사 시행이 또 다른 암초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의협과 심평원은 오늘 개원의협의회 관계자 등 15명이 심평원을 직접 방문, 프로그램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난 달 합의한 감기 전산심사 세부지침 수정안에 따라 전산심사가 이뤄지는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미 각 개원의들이 실제 진료행위에 바탕한 가상의 데이터를 전산심사프로그램에 입력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를 기초로 오늘 의협 대표 15명이 참관한 가운데 전산심사 프로그램을 실행해 보고 결과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개원의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심평원이 기술적인 이유를 들어 합의한 심사지침을 모두 반영해서 시뮬레이션을 실시할 수 없다”고 통보해 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그중 일부만을 모델로 해서 시뮬레이션을 실시할 것”을 의협측에 요청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개원의협의회 관계자들은 “그런 시뮬레이션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크게 반발했으나 심평원측은 계속해서 완전한 형태의 시뮬레이션 시행에 대해 난색을 표해 왔다는 것이다.
한 개원의협의회 책임자는 “이처럼 중요한 사안을 처리하면서 말도 안 돼는 핑계를 대며 합의된 내용대로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으로 봐서 예정된 시뮬레이션은 전산심사 실시를 위한 합당한 절차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된 이상 감기 전산심사 시행에 즉각 동의해 줄 수 없으며 즉각적인 전산심사 시행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른 개원의협의회 관계자 역시 "합의내용을 이행하는 지 여부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인데 시작하기도 전에 그대로 이행할 수 없다고 통보를 해오니 이게 무슨 짓"이냐며 분개했다.
그는 "일단 가기로 했으니 시뮬레이션에 참석하기는 하겠지만 심평원이 하나마나한 시뮬레이션을 해놓고 전산심사를 강행하겠다고 우길 것이 뻔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양측의 합의로 인해 순탄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던 감기 전산심사가 다시 한 차례의 고비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