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는 감기 전산심사에 대해 심평원이 의료계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 수정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의협은 “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전산심사 세부기준에 대해 의학적 타당성이 부족하며 환자의 특성에 따라 처방전이 달라질 수 있는 현실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문제를 제기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 그 결과 심사평가원과 의료계 대표(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가정의학과, 학회보험이사 포함)간의 수차례 회의가 개최되었고 불합리한 심사기준을 의료계의 주장대로 수용 수정하여 시행하기로 했다”며 그간의 경과를 설명했다.
의협이 심평원과의 협의사항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급성호흡기감염증 전산심사는 3일 이내 내원한 단순 감기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호흡기약 중 항히스타민제, 슈도에페드린, 아미노필린, 케토티펜, 코다인 등을 의약품 분류상 문제점이 있어 전산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한 중이염,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과 복합된 상병, 기관지 천식, 만성폐쇄성질환, 기관지확장증도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심평원 이규덕 상근심사위원은 여기에 대해 “이러한 복합증을 전산처리로 기계가 보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같은 계열의 항생제를 주사제와 경구약제로 동시에 투여하는 경우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일률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1종에 한해 선별적 사용은 인정하기로 했으며 주사제 사용은 일률적이지 않으면 1~2회 정도 인정하기로 협의했다.
박효길 의협 부회장은 “항생제를 일률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안되지만 경구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 주사를 사용할 수 있으며 동일성분으로 불가피하게 필요한 경우 주사제 투여도 인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이어 “심사평가원이 약속한 내용이 실제 전산심사 과정에 반영되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8월 8일 관련 4개과 개원의협의회장, 관련 학회 보험이사, 본회 정보통신이사가 심평원에 청구 샘플을 가지고 방문하여 직접 선보완을 확인 후 전산심사가 시작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규덕 심평원 상근위원도 “1일 접수분부터 전산심사 대상이라고 했지만 하루 이틀 준비해서 시행해도 별 무리는 없다”고 말해 추후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