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와 한의계가 의료일원화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의사와 한의사 복수면허자들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15일 오후 의사와 한의사 면허를 모두 갖고 있다는 한 개원의가 기자에게 한통의 메일을 보냈다.
최근 대한개원의협의회 산하 범의료 한방대책위원회 위원에 위촉된 복수면허자의 연락처를 알려줄 수 없겠냐는 것이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사와 한의사 진료를 모두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헌법소원을 제기했는데 예상치 못한 의료일원화문제가 터져 복수면허자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그는 “한의사들은 의료와 한방 협진을 원하는 반면 의사들은 복수면허를 인정할 경우 의료일원화 주장이 무색해 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의사나 한의사들에게 있어 복수면허자는 눈의 가시 같은 존재”라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8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복수면허자모임 회원들은 최근 회의를 열어 의료일원화 싸움에 나서지 않고 ‘절대 중립’을 지키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그러던 와중에 복수면허자 K씨가 얼마 전 대한개원의협의회 산하 범의료 한방대책위원회 위원으로 들어갔고, 메디게이트와의 인터뷰에서 한방의료를 맹렬히 비판하고 나서자 입장이 더욱 난처해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그는 복수면허자 K씨에게 자중해 줄 것을 요청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리는 이미 의료일원화를 한 의사지만 현 의료제도는 한의원을 개원하면 양약을 처방할 수 없도록 하고, 의원을 하면 한방 조제에 제약이 많아 사실상 한쪽 면허만 인정하고 있다”면서 “헌법소원이 진행중인 와중에 의료일원화가 불거져 숨죽이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