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한의대 교수 8명에게 진찰을 했더니 처방이 다 다르더라. 한방은 환자를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의사와 의사 면허를 두개 다 가지고 있는 전문의 K씨(66)가 31일 대한개원의협의회 산하 범의료 한방대책위원회(위원장 장동익) 위원으로 합류하면서 한 말이다.
과거 경희한의대 교수로 3년간 재직한 바 있고, 현재 서울에서 동네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K씨는 한방진료의 폐해를 더 이상 묵과할 없다며 반드시 의료일원화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그는 “국민들이 한약 신비주의에 빠져 있고, 당장 부작용이 나타나는 게 아니어서 그냥 넘어 간다”면서 “간염이나 간암인지 모르고 보약 지어먹다 간경화나 간암으로 죽는 사례를 적지 않게 봐 왔다”고 고발했다.
K씨는 “한방은 형이상학적”이라면서 “한의대 다닐 때 교수들에게 과학적 근거가 뭐냐고 물으면 속 시원하게 대답하지 않아 논쟁을 벌인 게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의대에 다시 진학해야겠다고 결심한 것도 한의대 교수들의 어처구니없는 처방을 보고난 직후였다.
그는 친척이 위장병이 있다며 한약을 지어 먹겠다고 하자 모교 한의대 교수 8명에게 차례로 진찰을 받게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8명 모두 진단이 달랐고, 처방도 제각각이었다는 것이다.
K씨는 “한의사들은 4백여년전 동의보감과 처방전을 지금도 그대로 따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학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명되지도 않은 옛날 풀뿌리를 쓰고 있다”면서 “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그는 “한약재 대부분이 중국에서 들어오는데 농약 덩어리”라면서 “그나마 생각이 있는 한의사 친구들은 하루 정도 물에 담궈 두었다 쓰지만 대부분 그냥 다려 쓴다. 환자들은 무조건 보약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돈만 허비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는 “한의대에서조차 돈만 벌려고 하고 연구에 투자를 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약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으니까 환자들이 피곤하다고 하면 간이 나쁜지 어디가 안 좋은지 알지도 못하면서 보약이나 지어준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한방의 폐해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고 한의사들에게 맡겨둬서도 안된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 누군가 욕을 먹더라도 반드시 의료일원화를 해야 하며, 이것은 절대 밥그릇 문제가 아니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