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등 이른바 빅4병원들이 잇따라 대형암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나서 치열한 암환자 유치전쟁을 예고했다.
연세의료원은 26일 지금의 세브란스병원 외래 본관 자리에다 지상12층 지상5층, 연건평 1만5천평, 총 500병상 규모의 암센터를 2007년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에 이어 세브란스병원까지 암센터 건립에 가세함에 따라 병원간 환자 유치를 두고 한판 자존심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100병상 규모의 암센터가 있지만 환자의 40%가 암환자인 상황이어서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질환별로 세분화된 원스톱 치료 시스템을 구축해 한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의료원은 암센터 건립에 1천5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부터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서울병원도 지난해 8월 '삼성암센터' 착공에 들어가 현재 터파기 공사를 마무리하고 기초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지상 11층에 지하 8층, 연건평 3만3천여평에 700병상 규모의 삼성암센터는 오는 2007년 10월 이전에 완공할 예정이다.
병원 관계자는 "삼성암센터에는 17개의 수술실, 69병상의 중환자실, 48개의 외래진료실 등이 구비되며 일평균 1500여 명의 외래 암환자와 700여 명의 입원환자가 암 전문 치료를 받게 것"이라며 "암환자의 해외유출 방지와 해외 암환자 유치 등으로 아시아 의료허브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연말 식도암, 위암, 대장암, 유방암, 폐암, 뇌암등 6개 전담팀 체제를 갖추고 암센터 문을 연 서울아산병원 암센터도 2008년 600병상 규모의 신관이 완공되면 일부 공간을 활용하고 팀별 기능도 보다 확대 강화할 계획이다.
서울대병원도 철탑 주차장에 지상 8층 지하5층 연면적 9천674평 규모로 외래 암센터와 통원수술센터를 2009년까지 신축하는 방안과 본관 앞 지하 공간에 연면적 1만6800평 규모의 지하 4층짜리 암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병원관계자는 "최근 정부에 관련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제출했지만 반려된 상태"라며 "보다 구체적인 계획인 계획과 예산안을 마련해 다시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는 올해 안에 '국가암조기검진지원센터'를 착공해 암 조기검진 기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고, 원자력의학원도 부산시와 기장군에서 일부 예산을 지원받아 기장에 2008년 완공을 목표로 300병상짜리 '동남권 분원'을 올해 착공할 예정이다.
또 복지부는 지난해 전남대, 전북대, 경상대병원을, 올해 부산대와 충남대병원을 지역암센터로 선정했고 내년에 4개소를 추가로 지정할 계확이다.
복지부 암관리과 관계자는 "지역암센터는 지역에서 주민에 대한 암치료 뿐 아니라 암 예방, 암 연구, 조기암검진 등 국가암관리사업을 수행한다"며 "선정된 병원에 대해 필요한 장비구입과 시설확충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사회연구원 조재국 박사는 "암환자는 특성상 중소병원보다는 대형병원을 선호하며 그중에서도 신뢰받고 있는 병원은 손으로 꼽을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며 " 여기에다 수익적 차원에서도 검사-진단-수술-사후관리 과정에서 확실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 암등록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암환자의 발생건수는 95년 6만건에서 2002년 9만9천건으로 65%나 증가했고, 국내 전체 사망자중 암사망자가 25.5%를 차지하고 있지만 5년 생존율은 41.4%로 미국의 64.1%에 크게 못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