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로부터 ‘강압적’이고 ‘부당하다’는 불만을 사고 있는 심평원의 현장실사가 급기야 한 개원의를 ‘죽음’ 직전의 상황으로 몰고 간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파문은 27일 의사전용 인터넷사이트인 메디게이트 “Muzzima” 코너에 ‘유서’라는 한 개원의사의 경험담이 소개되면서 일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개원의가 어디에 개원한 누구고, 또 실제 자살 했는지 여부는 설만 무성할 뿐 28일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작년에 1억원의 빚을 내 개원한 의사라고만 밝힌 그는 “어느날 특별한 이유 없이 들이닥친 3명의 심평원 직원들에게 3일간 실사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진료 방해와 ‘증거를 없앨 생각은 하지 말라’는 등의 모욕적인 언행을 감수해야 했다”는 사연을 소개했다.
특히 이 심평원 직원들은 환자들이 있는데도 실사를 강행했으며 이로 인해 ‘병원이 부당청구를 많이 해서 요주의 병원이 되었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하루 평균 60-70명에 이르던환자가 20명으로 급감해 폐원해야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실사 전까지만 해도 병원이 이 상태로 운영되면 1-2년 후에는 빚을 청산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었지만 이제는 문을 닫아야 할 처지”라며 “내 인생도 이대로 끝나는 것 같다. 내 아내와 아이들만 불쌍하다”라며 글을 맺었다.
이 사연이 소개되고 난 후 메디게이트를 비롯한 의사들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심평원의 강압적인 실사를 성토하는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도 이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복지부와 심평원에 협회의 입장을 전달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 의사는 “같은 의사로서 너무 치욕스럽고 분노스럽다”면서 “환자와 의사간에 신성한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공간에 날강도들처럼 무단으로 들어와서는 죄인 취조하듯이 의사들을 능멸하는 난동을 제발 더 이상 이대로 묵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의사는 "현행범이 아닌 이상 실사 등의 진료에 심대한 주장을 주는 행위는 진료후나 휴일에 실시하도록 의협이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또 “실사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기자회견 후 분신자살해야 한다”, “죽을 용기로 같이 결사대를 조직해 심평원을 응징해야 한다”는 등의 일부 과격한 표현과 함께 “그래도 용기를 잃지 말고 다시 시작하라”는 격려의 글도 눈에 띄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와 관련, 28일 복지부에 대해 재발방지를 요청하는 한편 부당한 실사 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피해사례를 수집하고 향후 부당 실사가 발생할 경우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협은 또 △진료시간내 실사금지 △실사협조요청서 발급 △실사 방문시 의사회 관계자와 동행 △실사권 남용 공단 직원에 대한 징계 및 내부감사 △진료 방해 금지법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