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에서, 그것도 저명한 의학자가 한국 의술을 배우기 위해 잇따라 방문하고 있어 이목을 끈다.
외국 의사들이 한국 의술을 배우기 위해 국내 병원을 찾는 것은 2000년도 전후반부터 이미 보편화돼 있는 상태였지만 그동안은 주로 의료 후진국인 필리핀 등 동남아 의사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그 추세가 변화하고 있다.
의료선진국인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도 국내 의술을 배우기 위해 속속 방한하고 있다. 올해 들어 벌써 세번째다.
우선 지난 2월 독일 하노버대학 간이식팀이 서울아산병원을 찾았다. 표면상 이유는 이승규 외과 교수의 간이식 수술 1000례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병원 장기이식센터측에 따르면 이들 간이식팀의 주요 방문 목적은 이 교수의 두 사람의 간 일부를 떼내 한 사람에게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 수술을 참관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전언이다.
병원측은 “독일은 특히 하노버 대학은 간이식의 본고장으로 불릴 정도로 그 역사가 오래됐다”며 “그런데도 이 교수의 집도 장면에 찬사와 감탄을 아끼지 않고 돌아갔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존스홉킨스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인 로버트 몽고메리 교수 등 2명이 3주 일정으로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이들은 한국 생체 간이식수술의 높은 수술 성공률과 생존율을 보고 방한을 결정했으며 병원에서 무려 5차례 이상 생체 간이식 수술을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장기이식센터 한 교수는 “여러차례 수술을 참관하면서도 항상 꼼꼼하게 예의주시하면서 한국의 생체 간이식 수준에 대해 매우 탄복하는 모습이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특히 삼성서울의 경우 외국 연수생들 중 미국이나 영국, 독일 등 유럽지역 연수생의 비율이 절반 가까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여기에 이달 들어서는 북미 척추측만학회의 미국 전문의 4명이 상계백병원 척추센터 석세일 소장을 방문, 석 소장의 수술 참관 및 강연에 참여해 척추 변형에 대한 단기연수 교육을 받았다.
이번 방문은 '분절간 척추경 나사못고정술과 후방척주절제술로 척추변형 치료'에 관한 세계적 권위자인 석 소장의 시술을 견학하고 배우기 위해 추진됐다.
삼성서울병원의 한 교수는 "외국 의학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정평이 나 있는 한국 의술도 있을 정도로 세계화 대열에 서고 있다"며 "특히 미국이나 영국 연수생 중에는 담당 교수가 가르쳤던 한국 교수에게 새로운 것을 거꾸로 배워가는 경우도 있어 더욱 감회를 새롭게 하기도 한다"고 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