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06년이면 구멍난 건강보험재정을 메우기 위해 얻어다 쓴 은행 빚을 모두 청산하고 재정건전화를 이룰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런 정부 추계는 잘못됐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인제대보건행정학부 김원중 교수는 26일 인제대학교 보건대학원이 주최한 '자유의료포럼' 주제발표자로 나서 "최근 정부의 재정안정대책 등으로 재정위기를 한 고비 넘겨 당기수지는 흑자 기조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구조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2006년이 되어도 차입금의 완전상환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교수는 서울대보건대학원 양봉민 교수가 지난 5월 보건행정학회에서 발표한 '건강보험정책의 과제와 발전방향'(국민건강보험 재정전망)을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양교수는 이 자료에서 2006년 건강보험재정은 수입 23조6,090억원, 지출 22조5,290억원으로 1조800억원의 흑자를 이루지만 1조4,790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선 연도별 누적적자는 2003년 3조380억원, 2004년 3조320억원, 2005년 2조5,5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특히 김교수는 이런 추산은 연간급여비 증가율 10%, 연간 보험료인상률 9%, 연간 수가인상률 3%를 전제한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에서 나온 것이라며 누적적자는 계속 증가할 것이란 '비관적인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재정문제는 의료수요의 증가나 수가제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특히 당초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인구 고령화 추세가 건보재정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계청은 96년 장래인구추계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7%, 2022년 14%, 2032년 20%에 이를 것으로 추계했으나 2001년 발표에서는 2019년 14%, 2026년 20%로 각각 전망했다.
김교수는 현행 건강보험 구조로는 획기적인 보험급여 범위 확대나 개선조치 등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대보건대학원 김창엽 교수는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건강보험재정이 부분적으로 개선된 것은 직장 가입자의 보험료 납부가 증가해서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라며 "건강보험재정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장단기적 대책이 따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