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양성반응에 따라 헌혈유보군(DDR)으로 분류된 헌혈자의 혈액이 출고되는 등 대한적십자사의 혈액관리 소홀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건강세상네트워크(공동대표 조경애 강주성)는 1일 오전 11시 사회복지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적십자사의 혈액관리 소홀에 대한 대책과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특히 건강세상네트워크의 이러한 주장은 대한적십자사의 내부 직원의 제보에 따른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고 있어 상당한 신빙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상당한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대한적십자사를 안전불감증이 만연하는 공익기관의 부패행위로 간주하여 19일 부패방지위원회에 신고했다.
제보 내용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는 ▲ 헌혈유보군(DDR)으로 분류된 헌혈자의 혈액 출고 ▲ 감염된 헌혈자에게 지속적으로 채혈을 반복하여 시행 ▲ 과거 양성판정을 받은 헌혈자가 부적격 혈액으로 분리되지 않은 채 출고되는 수백여 개의 사례를 보이고 있다.
사례별로 보면 98년 11월 처음 헌혈을 시작한 에이즈 감염자의 경우 99년 10월 에이즈 양성 반응이 나와 헌혈유보군으로 분류되었으나 2001년과 2002년 수혈용으로 출고됐다.
2002년 4월 군대에서 헌혈을 하여 에이즈 양성판정을 받은 헌혈자의 경우 2002년 9월과 2003년 2월 폐기되었으나 2003년 5월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이 바뀌어 분획용으로 출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매독 감염자의 경우 88년 6월 헌혈의 집에서 헌혈을 하여 양성으로 폐기되었으나 이후 음성으로 바뀌어 수혈용으로 출고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여기에 대해 “본 사안은 다수의 환자 및 수혈자들의 건강과 생명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는 문제이므로 신고서를 접수한 부패방지위원회는 문제의 심각성을 감안, 엄중한 사실확인을 조속히 수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정부와 대한적십자사는 최근 잇따른 수혈사고의 근본원인 및 혈액안전과 관련한 실태조사를 즉각 실시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대한적십자사는 그간 양적 성장 위주의 혈액사업 운영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혈액의 질관리 및 정도관리를 혁신할 수 있는 근본 대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