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난 7월 시행된 전문병원 시범사업이 시행된지도 두 달이 넘었다. 중소병원의 특성화와 새로운 판로모색이라는 취지로 마련된 전문병원제도가 시행초기임에도 불구하고 해당병원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전문병원 시범기관을 대상으로 현 제도의 문제점과 보완책 그리고 발전방향 등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탐방기사를 준비했다. 이번 기획이 전문병원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을 기대하는 정부와 병원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개원 23년만에 심장수술 2만례 돌파
‘심장수술 성공률 98%, 한해 심장수술 1,300여건, 국내 최단기간 심장수술 2만례 돌파’
전체 병상이 350병상에 불과한 세종병원(이사장 박영관)이 23년간 쌓아올린 역사이자 보건복지부의 전문병원 시범사업에서 심장전문병원으로 선정된 이유다.
세종병원 박영관 이사장은 “지난 7월 보건복지부의 전문병원 시범기관에 심장질환분야에서는 우리가 유일하게 선정됐다”면서 “그만큼 심장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최적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자부했다.
지난 1982년 개원한 세종병원은 2004년 2월 심장수술 2만례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심장 사관학교는 연구, 협진, 투자 결실
그러나 이 기록은 세종병원의 면면을 살펴보면 결코 우연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세종병원은 기초의학을 육성하기 위해 ‘세종의학연구소’와 동물실험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87년에는 5년간의 연구 끝에 자체 개발한 완전형 인공심장을 송아지에 이식, 국내 처음으로 45일간 생존하는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세종병원은 우리나라에서 부검을 가장 많이 하는 병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여년 전부터 매월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해부병리과 교수들과 ‘심장부검세미나’를 열어 사망환자의 진단과정과 수술과정, 수술후처리를 면밀히 검토해 왔고, 이는 수술성공률을 향상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특히 세종병원은 심장수술과 관련된 소아과, 내과, 방사선과, 흉부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중환자실이 완벽한 협진체계를 갖추고 진단에서 검사, 수술 전 과정을 집담회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박영관 이사장은 “전문병원이 되기 위해서는 협진을 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철학”이라면서 “우리 병원의 수술 성적이 세계 최정상급인 것은 특정 의사가 유명해서가 아니라 협진체계가 잘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세종병원은 장비와 시설 면에서도 최고수순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3개의 심장수술방에는 수술 진행에 따라 온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공기조화기와 대당 20억원에 달하는 심장혈관영화촬영장치 3대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 350병상 가운데 중환자실이 50병상에 달한다.
세종병원은 연구와 협진체계, 집중투자를 통해 당당히 국내 심장수술 ‘빅5’로 꼽히고 있으며, 지금까지 100여명의 전문의들이 대학병원 등으로 영입되면서 ‘심장병 사관학교’로 불리고 있다.
중환자실 적정수가 보존 절실
특화된 진료는 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결국 환자 이득으로 돌아간다.
박 이사장은 “환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의료비가 비싼 외국병원이나 대학병원이 아닌 전문병원에서 이들 병원을 능가하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값싸게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세종병원 입원실에는 제주도나 부산, 대구 등 지방에서 올라온 환자들이 1/3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전문병원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적, 재정적 뒷받침 역시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박 이사장은 “심장질환 전문병원은 중환자실이 필요불가결한 요소여서 전체 병상의 13%를 점유하고 있지만 장비와 인력에 대한 비용투자는 많은데 반해 의료수가가 낮아 운영상 어려움이 적지 않다”면서 “적정한 의료수가 보장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