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의사들이 지금처럼 외과적 수술기술에만 치중한다면 암 등 중대질병 치료에 외과의의 입지가 점점 좁아질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백남선 박사(원자력병원 전 원장)는 26일 열린 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New paradigm of surgical Oncologist'이란 주제로 강의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백 박사는 "현재 의료계의 가장 큰 화두는 암이다. 하지만 현재 암치료에서 외과의의 역할은 암전문의(Oncologist)나 방사선의(radiotherapist)에 비해 그리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이는 외과의들이 수술기술 향상에만 집중하는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진단과 치료시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최후 집도는 외과의사의 몫으로 치료의 중심에 있는 만큼 각 분야의 지식들을 두루 섭렵해 리더로서의 역할을 빈틈없이 수행해야 한다는 것.
그는 "암치료는 모든 의술이 총집합되야 하는 현대 의료기술의 결정체니 만큼 이 커다란 장에서 외과의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신중히 생각해볼 시점이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박사는 이렇듯 외과의들이 수술기술에만 집착하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과거엔 개폐, 절단 등 '치료' 자체를 위한 외과적 수술이 중요시 됐지만 이제는 수술전 정확한 진단과 수술후 환자 관리가 더욱 중요한 시기가 온 만큼 외과의는 외과적 수술만 하면 된다는 의식으로는 외과의의 역할을 스스로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설명이다.
백 박사는 "외과의들은 이제 더이상 수술만 하는 기술자가 되어선 안된다"며 "수술상처를 줄이고 수술후 환자가 겪게될 후유증을 최소화시키는 등 환자 건강에 관련된 전체를 볼줄 아는 아티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