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의료광고 위헌소송을 진행하면서 변호사 뿐아니라 동료의사들까지 '벌금 그냥 내고 말지'라면서 안된다고 했어요. 그러나 의료광고에 대한 규제가 의사한테 과도할뿐 아니라 소비자의 알권리 침해소지가 있다고 믿었기에 혼자서 꿋꿋히 소송을 진행했어요."
최영미 원장(바로보기 안과)은 27일 헌법재판소가 의사 진료방법에 대한 광고를 금지한 현행 의료법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린 직후 <메디칼타임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외로이 소송을 진행해야 했던 지난 3년간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거슬러 올라가면 최 원장이 고발당한 건 2001년 인터넷 홈페이지에 의사 양력을 기재하고, 강남구 지하철역에 '시력교정전문병원'이라는 광고를 한 것이 발단.
벌금이 100만원에 불과했지만(소송비용은 약 2천만원) 최 원장은 "의사수가 넘쳐나는 시대에 의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알리는 것은 의사뿐 아니라 환자에게도 이익이 된다"며서 "시대가 바뀌는데 법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면서 소송을 결심했다.
또한 '형사범'으로서 경찰서를 불려 다니며 당했던 모욕과 상실감, 의사로서의 자존심도 소송을 제기하게 된 계기다.
그러나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꿔야 하는 그의 성격에도 불구하고 위헌 소송은 결단코 쉽지 않았다. 최 원장은 관련 변호사를 10여명이나 만났으나 모두 '불가능하다'며 거절당했다. 또한 주위 의사들의 반응조차 차가웠다.
최 원장은 "나만의 소송이 아님에도 의협이나 어떤 곳에서도 도와주지 않았다"면서 "동료 의사들 역시 '그냥 벌금 내고 말지'라는 시선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너무 내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의협이 의료계가 나서야 할 일이었다"면서 서운한 감정도 표현했다. 최 원장은 위헌신청으로 인한 형사소송 계류로 인해, 해외에 출국할 때마다 여행사의 이상한 눈초리(여권 갱신시)를 받아야 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의료법 과대규제 재정비 기대"
이런 상황에서 최 원장은 선고 당일까지 '이기기 힘들것 같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언제가는 법이 바뀔 것이라는 확신과 그간의 마음고생도 털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시원섭섭했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위헌' 판결이 나와 최 원장은 감개무량하다. 그는 "지난 3년간 고생했던 생각들이 떠오른다"면서 "차 안에서 울기도 많이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 원장은 이번 위헌 판결을 통해 의료법이 향후 의료계와 국민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재정비되기를 바란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그는 "민주주의사회에서 유독 의료법만 규제가 과도하게 많다"면서 "특히 시대가 바뀐 상황에서 '하라는 것'만 규정한 의료광고 규제가 과감히 바뀌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금 의사로서 다른 부분에서 위헌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최 원장은 "불합리하고 평생 직업으로 살아가야 하는 의사의 권리가 침해하는 법이 문제가 된다면 다시 위헌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혼자가 아닌 의협, 혹은 의료계가 권리를 주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