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배우자도 같은 질병을 가지고 있을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의대 김현창(예방의학) 교수는 보건복지부의 1998년, 200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 3,141쌍 부부의 대사증후군 여부를 분석한 결과 한 배우자의 대사증후군 발현이 다른 배우자에게서도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역학협회 학술지인 ‘Annals of Epidemi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은 한사람에서 여러 가지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인슐린저항성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한다.
3,141쌍의 부부를 조사한 결과 남편은 25.7%, 아내는 25.9%가 대사증후군에 해당하며, 8.2%의 부부는 남편과 아내 모두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대사증후군은 나이가 많을수록 유병률이 높기 때문에 부부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대사증후군을 가질 위험도 함께 높아진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연령 증가의 효과를 제거한 후에도 남편이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다면 아내는 같은 나이의 다른 여성에 비해 대사증후군을 가질 위험이 32% 높아지며, 반대로 아내가 대사증후군을 가진 경우에도 남편이 대사증후군을 가질 위험이 29% 높아진다고 한다.
대사증후군의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과 함께 영양과다 및 불균형, 운동부족, 흡연, 과음 등의 생활습관 요인이 모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유전적으로는 관련성이 없는 부부 간에도 대사증후군이 같이 발생하는 현상을 보여줌으로써 생활습관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김 교수는 “가족 중 한 사람이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면 본인은 물론 가족 구성원 모두의 생활습관과 건강상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각종 만성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가족 모두가 올바른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