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에서 시술하는 필링이 큰 호응을 얻자 화장품업계도 필링에 이용되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필링 화장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최근 태평양은 서울대분당병원의 임상연구를 거친 뒤 3단계에 걸쳐서 필링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아이오페 리뉴잉 필링 키트'를 선보였는가 하면 외국계 화장품사인 샤넬과 크리스챤 디올도 이미 필링 화장품을 내놨다. 또한 내년 1월에도 국내외 화장품사는 앞다퉈 필링화장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화장품업계가 피부과에서 필링을 통해 맑고 깨끗한 피부를 얻고 싶어 하는 여성 고객들의 욕구를 잘 반영한 것.
실제 태평양화장품의 조사에 따르면 20~40대 여성을 대상으로 피부과에서 ‘필링’을 받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90%여성이 그렇다고 답해 ‘필링’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필링에 관심을 보인 여성은 경제적 혹은 시간적인 이유로 필링을 받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태평양은 이점에 착안해 피부과의 ‘필링’ 시술보다 값싸고 홈케어가 가능한 필링 화장품을 출시했다.
필링 화장품은 회사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글리코릭산'라는 필링에 쓰이는 성분을 함유해 만들어 진 것으로 각질을 없애고 칙칙해진 피부를 맑게해주는 효가가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화장품의 한계는 있는 법. 피부과에서 시술할 때 쓰이는 성분으로 만들어지긴 했지만 미약한 수준으로 피부과에서처럼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는 힘들다는 게 피부과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태평양과 필링 화장품 임상실험을 진행했던 서울대분당병원 박경찬 교수는 “화장품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에 피부과에서처럼 강력한 필링을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피부 홈케어 차원엣 장시간 사용하면 좋아지겠지만 당장의 필링효과를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피부과 환자들의 이동에 대해 “그럴 염려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화장품은 화장품일 뿐으로 필링 화장품이 나왔다고 해서 피부과에서 필링을 하러 올 환자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압구정동에서 IPL레이저, 필링 등을 시술하는 A피부과 의원 홍모 원장은 “화장품의 효과는 극히 미세한 정도로 평소 화장품을 이용하는 이들에게는 관심이 갈 수 있지만 피부과에서 시술을 받아본 이들이라면 화장품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신있게 말했다.
한편 최근 필링 화장품을 구매한 윤소영(27)씨는 "피부과에서 시술하는 필링에 관심이 있었지만 고가여서 선뜻 엄두가 나질 않았는데 필링화장품이 출시 됐다는 얘기를 듣고 필링의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싶어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피부과 '필링'은 아니지만 화장품을 장기간 사용하면 피부과에서의 효과를 볼수 있다는 생각에 여성들의 구매욕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동안 '필링'특수는 피부과뿐만 아니라 화장품업계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