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이사장이 2005년 ‘사이언스’에 실린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의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일부 혹은 전체가 가짜라고 폭로하면서 사회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던지고 있다.
특히 과거부터 황우석 교수가 너무 앞서가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던 상당수 의료계 인사들은 황 교수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지나친 기대와 관심이 화를 불렀다며 안타까워하는 분위기다.
서울대 황우석 연구팀의 핵심인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15일 MBC 등과의 인터뷰에서 “황우석 교수팀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환자 맞춤형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는 없다”면서 “이미 황우석 교수 등과 함께 사이언스에 논문 철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노 이사장은 “복제된 줄기세포가 없이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로 대체됐다는 말을 들었다”며 “황 교수가 만들었다고 밝힌 배아줄기세포 11개 가운데 9개는 가짜가 확실하며 나머지 2개도 진짜인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이 일제히 보도되자 네티즌들은 NAVER 등의 토론방에 황우석 교수가 직접 해명하기 전까지 여전히 신뢰한다는 반응과 당혹스럽다는 견해 등이 폭주하고 있다.
Kara8735란 네티즌은 “연구결과가 거짓이든 진실이든 황 교수가 입을 열어야한다”면서 “진실이라면 당당하게 과학적으로 밝히고, 거짓이라도 앞으로 나와 사과해야하며, 입을 열지 않는 한 혼란만 계속될 뿐이다”고 강조했다.
‘bumsungpark’이란 네트즌은 “결과야 곧 백일하에 드러나겠지만 참으로, 참으로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나는군요”라면서 “황 교수님 당신으로 인해 웃고 울었을 많은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하고, 새로 시작하시지요”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황우석 교수팀이 올해 5월 사이언스에 배아줄기세포 연구결과를 발표하자 향후 5년 이내에 난치병을 정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반인들에게 급속히 확산되자 상당한 우려를 표명해 왔다.
이날 오후 MBC가 방영한 ‘PD수첩은 왜 재검증을 요구했는가’ 프로그램에서 피츠버그의대에 파견중인 K 연구원은 “황우석 교수가 지난 2004년 3월에 발표한 논문만으로는 줄기세포를 경제화시키지 못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 압박감을 해소하기 위해 10년 거짓말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간 기술을 축적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거짓으로 연구논문을 꾸며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서울아산병원 한 교수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일반 국민들은 황우석 박사가 한 5년 지나면 환자 맞춤형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로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5’자 뒤에 ‘0’을 하나 달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황우석 교수와 일반 국민들의 조급증은 이날 서울의대 이왕재 연구부학장이 “오늘을 한국 과학계의 국치일로 선언해도 좋다”고 발언하게 한 배경의 하나가 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