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자본의 병원 경영과 의료에 대한 국가의 개입과 통제 강화는 ‘의료 전문주의’ (Medical Professionalism)의 위기를 불러왔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의사는 내부 단결을 통해 국가와 기업으로부터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남재봉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한내과개원의협의회보 최근호에 ‘의료 전문주의의 위기와 대응방향’이란 기고에서 “의료 전문주의의 생명은 전문직 성원의 교육과 충원과 규율의 자율성, 진단 처방 치료의 자율성, 의료제도의 수립과 운영의 자율성에 있지만, 의사와 ▲의료관련 기업간▲국가간 ▲시민간 관계 변화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의료서비스 분야에 의산복합체(Midical Industrial Complex)가 진출해 대형병원을 경영하면서 공익추구라는 의료윤리와 의업의 자율성이 약화되고 이윤추구의 논리에 의해 과잉진료, 투약, 과당경쟁과 같은 이른바 '돈되는' 진료중심으로 의료서비스 생산체제를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가주도의 의료기관 설립과 의료보험 시행은 의료시장에서 전문직인 의사의 자율적 지위를 약화시켰으며, 특히 의료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시민의 건강보다는 국가의 재정적 효율성을 강조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의 소비자 주권운동도 의료전문직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이같은 현상은 자본주의 사회의 의료에서 일반화되고 있지만, 그래도 공익추구를 위한 의료 윤리에 합당하게 의료 전문주의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의사들은 전문적 지식과 능력을 향상시키고 공익추구라는 직업윤리를 높이고 내부단결을 강화해 국민을 설득하고 국가와 기업으로부터 자율성을 확보하는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또 전문직의 자율성은 수준높은 지식과 기술과 직업윤리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며 이런 바탕이 무너져도 자율성은 유지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