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의대가 2009학년도부터 정원의 50%를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할 예정인 가운데 일부 학장들은 벌써부터 3년후를 걱정하는 모습이다.
한 의대 학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의학전문대학원 전환과 관련, 두가지 고민을 털어놨다.
이 학장은 "현 의료시스템이 엉망이고, 개원가도 병원계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서 "지금도 어려운데 2009학년도부터 의학전문대학원생을 받으면 왜 의대보다 2년 더 공부해야 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늘어나는 등록금이다.
이 학장은 "의대 입장에서는 석사 과정이 없어지기 때문에 재원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의학전문대학원 등록금을 의대보다 2배 많은 1천만원선으로 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내다봤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대생과 의학전문대학원생이 수업을 같이 해야 하는데, 대학원생들은 왜 두배나 많은 등록금을 내면서도 의대생들과 수업을 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지 없겠느냐"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의대 졸업생은 학사를, 의학전문대학원생은 석사학위를 받아야 하는 문제까지 겹치면서 학생들 내부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의대와 의학전문대학원을 병행한 일부 대학에서 이런 갈등이 발생하고 있지만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장학금을 어떻게 배분할지도 걱정이라고 했다.
이 학장은 "지금은 독지가가 한 학기당 500만원만 기탁하면 1명에게 전액장학금을 줄 수 있는데 의학전문대학원생 장학금을 주려면 1천만원을 내야 한다"면서 "기부자 부담도 커지고, 그렇다고 장학금을 쪼개줄 수도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복지부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할 것을 강하게 압박해 차선책으로 의대와 의학전문대학원을 50%씩 병행하긴 했지만 2009년에 학장을 맡는 교수는 엄청난 짐을 떠안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