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민주당 김성순 의원이 21일 발표한 국감자료는 의사 수는 물론 실제 진료 환자수도 사실과 다르게 계산됐다.
또 차등수가제에 의한 차감분을 반영하지 않은 엉터리 자료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출한 ‘2003년 처방전 발행 상위 100대 의원 현황’을 근거로 “의사가 환자보는 시간을 하루 8시간 근무로 환산하면(전화받는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 제외) 1인당 처방전을 가장 많이 발행하는 의원의 진료시간은 각각 67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의원의 발표 자료는 실제 진료 환자 수, 의사 수 , 차등수가제 미반영 진료비 등에서 중대한 오류가 발견됐다.
심평원은 이와 관련 27일 김 의원측에 수정 보완된 자료를 제공했다.
◆ 환자수 제대로 계산됐나= 의사 1명이 하루 평균 427건의 처방전을 발행해 전국에서 다처방 1위 의원으로 지목된 대전 S의원의 경우 심평원 반송분을 반영하지 않아 실제로는 213명의 환자를 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2위로 지목된 충남 아산의 J이비인후과의 경우도 10개월치 진료비를 일괄 청구했으나 이것이 반영되지 않아 1일 평균 426명이 아닌 실제 164명의 환자를 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의사수와 진료시간도 오류= 김 의원은 의사 1명과 8시간 근무 기준을 근거로 했으나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는 대부분 2~4명의 공동개원이거나 대진의를 두고 24시간 365일 연중 무휴로 진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이 보정해 김 의원에 제출한 상위 42개 의원 중 1인 의사인 곳은 16%(7개)에 불과했으며 평균 2.7명의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다처방 의원'으로 전국 12위, 소아과에서 5위에 오른 충남 천안의 L소아과의 경우 원장 2인으로 공동 개원한 형태이며 대진의 1명을 두고 총 의사 3명이 1인 당 평균 11~13시간 근무로 연중 무휴 진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L소아과의원은 하루 8시간 기준으로 의사 1인당 1일 평균 179명을 진료하고 있으며 환자 1명 진료에 2분 67초 소요되는 것으로 발표됐다.
◆ 차등수가제 체감 분 반영안해= 복지부가 2001년 7월 보험재정안정화 대책으로 내놓은 차등수가제에 따르면 1일 진료 75건 이하는 100%, 75~100건 90%, 100~150 75%, 150 이상은 50% 진료비에서 삭감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전국 1위로 지목된 S소아과의 경우 총 진료비 5억6,580만원 중 차등수가제에 따른 1억3,739억원이 삭감된다.
2위인 J이비인후과의 경우도 총 진료비 7억6,056만원 중 9,491만원이 차등수가제에 의해 삭담된다.
한 소아과 개원의는 “의원급에서는 환자 수도 줄었지만 차등수가제 이후 150명, 200명씩 환자 진료를 하지 않는다”며 “50%이상 삭감되는데 의사 1명이 무리하게 진료하지 않고 대진의을 두거나 공동개원을 하여 환자나 아이 엄마들에게 성실하게 진료하는 병원으로 인식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하다”고 말했다.
◆ ‘부실 자료’에 근거한 실명 거론 발표= 김 의원은 복지부 국정감사를 앞두고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사 1명이 하루 300~400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처방전을 남발하는 사례까지 있는 등 환자진료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있다”며 첨부로 해당 의원의 실명을 공개 배포했다.
그는 이어 “복지부와 심평원 등 보건당국은 진료왜곡이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대해 현지실사 및 심사를 대폭 강화하고 종합관리제를 철저히 시행하여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분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부실 자료에 근거한 주장을 하면서 개인사업자에 해당하는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67초 부실 의료기관’으로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