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A소아과 양 원장은 얼마 전 환자 보호자로부터 항의전화를 받았다. 감기 걸린 아기 보호자로 온 젊은 엄마에게 한마디 야단을 친 것 때문이었다.
양 원장은 “아이의 젊은 아빠 왈 ‘의사면 병이나 고치면 되지, 왜 내 아내에게 큰 소리를 치느냐’며 언성을 높이더라”며 “아이의 건강이 걱정 돼 엄마에게 한 마디를 한 것뿐 이었는데 항의전화까지 받고 한동안 할말을 잃었었다”고 지난 경험을 털어놨다.
최근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사의 위상에 변화가 생겼다는 한탄이 잇따르고 있다. 과거 의사를 ‘선생님’으로 모시던 때와는 분명 환자와 의사간에 관계에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개원의는 최근 급속히 의사가 늘어남에 따라 환자들이 병의원을 선택하는 입장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 개원의는 분석했다.
소아과 황모 개원의는 얼마 전에는 증상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다가 환자에게 “누가 물어봤느냐. 나를 무시하는 거냐. 그런 건 얘기 안해줘도 된다”며 면박을 받았다.
황 원장은 “아이의 건강이 걱정돼 부모에게 한 마디 했던건데...”라며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는 대학병원의 봉직의도 마찬가지.
가톨릭성모병원의 한 봉직의는 “요즘 젊은 엄마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알게 된 잘못된 의학정보를 가지고 병원에 와서는 ‘항생제는 빼주세요’라는 등 의사의 처방권까지 간섭하고 있다”며 “의사보다는 인터넷상의 정보를 더욱 신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환자들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을 마치 자동차 정비소에 들린 것과 같이 생각해, 환자 자신이 원하는 데로 진료를 받길 원하는 것 같다는 개원의도 있었다.
양 원장은 의사의 위상이 떨어질수록 피해를 보는 것은 환자라며 우려를 표했다.
“무엇보다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가 깨져서는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데 좋은 효과를 낼 수 없는데 이처럼 의사의 위상이 떨어지고 환자가 의사를 믿지 못하니 앞으로 국민들의 건강이 염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