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을 넘긴 펠로우를 정리하고, 젊은 정식교원을 뽑아라” “나이 많다고 일괄적으로 자르는 것은 잘못된 구조조정이다”
고신대 복음병원 신경외과 전공의들이 자칫 타병원으로 수련병원을 옮겨야 할 상황에 처하고 있다.
이는 복음병원이 최근 신경외과 지도전문의 자격을 갖춘 펠로우 2명을 재임용에서 탈락시키면서 촉발된 것으로 이면에는 전현직 병원장간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복음병원은 4개월여 전 신경외과 펠로우 2명을 재임용에서 탈락시키고, 병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신경외과 J주임교수에게 전임교원을 선발해 달라고 요청했다.
병원의 핵심 관계자는 3일 “이들 펠로우는 나이가 70세에 가깝고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수술실적 등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임시직이면서 고령인 펠로우를 젊은 교수로 대체하자는 것이 병원의 방침”이라면서 “전공의 수련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몇 달전부터 신경외과에 교수를 채용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왜 묵살하는지 모르겠다”며 J교수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병원의 모 교수 역시 “과거 교원이 부족해 비정규직 펠로우를 뽑았더라도 교원 정원을 2명 추가로 확보했으면 나이 많은 대우강사를 정리하고 정식 교원을 뽑아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3년 전부터 전임교원을 선발하라고 요청했는데 아직까지 뽑지 않으면 신경외과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J교수는 병원의 이같은 구조조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이들 펠로우를 재임용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J교수는 “이번에 해임된 펠로우들은 나이가 많지만 명의로 인정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과 교수들보다 진료수입이 많고, 논문실적도 1년에 10편에 달한다”면서 “나이가 많다고 일괄적으로 구조조정하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J교수는 “정식 교원을 뽑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당장 지도전문의인 이들을 내보내면 전공의 수련에도 차질이 있기 때문에 유보해 달라는 것”이라면서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니라 현 병원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원으로 들어올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렵게 영입한 펠로우를 이런 식으로 내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내년까지 재임용한 후 교원을 충원해야 한다”면서 이충한 병원장에 대해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전반적인 병원 분위기는 J교수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이충한 원장에게 힘이 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교수는 “교원 채용을 늦추면 늦출수록 신경외과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교수는 “몇 년 전부터 정식 교원을 충원하기로 했고, 이미 들어오겠다는 전문의가 있는데 수술을 하지 않는 펠로우를 그대로 둘 필요가 있느냐”면서 “전임 집행부가 나서서 병원장을 도와줘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채용을 늦추는 것은 신경외과에 책임이 있다”고 못 박았다.
특히 이번 사건은 복음병원이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는 와중에 촉발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 이충한 병원장의 체질개선 방침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