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보건복지부가 전국 260~499병상 규모 종합병원 79개에 대한 의료기관평가 결과를 공개하자 최우수평가를 받은 의료기관들이 ‘1등 병원 마케팅’에 나섰다. 그러나 일부 과열된 측면도 있어 의료기관평가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복지부의 2005년도 의료기관평가 결과에 따르면 400~499병상 종합병원 가운데 화순전남대병원과 중앙대병원, 명지병원은 전체 18개분야 평가항목 가운데 15개 분야에서 A등급을 받아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그러자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은 홈페이지 팝업광고와 병원뉴스를 통해 ‘의료기관평가 전국 1위’라는 제목으로 집중 홍보에 들어갔다.
병원은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전국 79개(400~500병상 36곳, 260~·400병상 43곳)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료기관평가 결과 전국 1위를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병원은 “이번에 전국 최고 병원으로 인정받음에 따라 병원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널리 알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관동대 명지병원 역시 복지부 발표 직후 홈페이지 ‘명지뉴스’에 ‘의료기관평가 1위’란 제목으로 관련 기사를 신속히 올렸다.
명지병원은 “환자의 권리와 진료체계, 병동, 외래, 수술관리 체계 등 총 18개의 평가항목 중 15개 항목에서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았으며 나머지 3개 항목에서 B등급을 받아 전체 1위의 성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60~399병상 중소병원 평가에서 최우수평가를 받은 제일병원도 이같은 사실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제일병원은 “처음으로 시행된 이번 중소병원 의료기관평가 1위를 계기로 제일병원은 한국 여성의학의 발전과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들 의료기관들의 홍보 내용을 보면 자극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의료기관평가에서 서울대병원보다 비교우위에 있다는 것을 은근히 과시했다.
병원은 “2005년 의료기관평가는 2004년 전국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79개를 대상으로 한 것과 평가문항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당시 1위를 한 서울대병원보다 A등급이 3개가 더 많다”고 적었다.
관동대 명지병원은 화순전남대병원이 최우수병원으로 보도되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병원은 명지뉴스에서 “일부 언론에 화순전남대병원이 우수등급 병원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총 18개 평가 항목 중 산과 및 분만실이 설치되지 않아 ‘모성과 신생아’ 항목이 평가에서 제외돼 17개 항목만 평가를 받았다”면서 “(우수평가를 받은) 명지병원, 중대병원과는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다시 말해 금메달 격인 A등급은 3개 병원이 15개로 같지만, 은메달인 B등급에서 명지병원과 중대병원이 3개인 반면 화순전남대병원은 2개에 불과해 ‘동급’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상당수 언론이 이번 의료기관평가 결과를 보도하면서 기사 제목에 화순전남대병원과 중앙대병원만 최우수기관으로 부곽 시키자 일부 명지병원 관계자들은 억울하다는 반응까지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