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열광하는 행사 월드컵. 병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이중 더욱더 월드컵에 열광하는 이들이 있으니 다름아닌 원내 축구동호회 회원들이다.
누구보다도 축구에 열광하고 월드컵에 흥분하는 이들이지만 이들앞에 막아서는 장벽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환자. 아무리 축구를 좋아해도 환자를 돌보는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할수는 없다는 것이 동호회원들의 걱정이다.
고대의료원 축구동호회의 이시헌 단장은 병원이라는 직장의 특성상 맘놓고 월드컵을 응원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한다.
이 단장은 "병원에 환자가 있고 그들이 아파하고 있는데 이들을 놔두고 전 직원이 월드컵을 구경할 순 없지 않느냐"며 "모든 회원이 모여 함께 응원하면 좋겠지만 그것은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날 월드컵을 관람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끝이 없다. 그날 근무를 빼러 동료직원에게 로비를 펼치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DMB폰을 빌려 틈틈히 보겠다는 직원도 있다는 것이 동호회원들의 설명이다.
한 대학병원의 축구동호회원은 "하필이면 그날 근무가 정해져 난감하다"며 "근무를 바꿔보려 한달전부터 수소문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으니 큰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갖가지 로비를 진행중에 있다. 그는 "술을 사주겠다는 제의부터 상품권까지 동원해 근무를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며 "마침 솔깃해하는 한 사람이 있어 로비공세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날 근무시 월드컵을 관람하기 위한 직원들로 원내에서 DMB폰을 가진 이들은 표적이 되고 있다. 한 축구동호회원은 "환자 이송 등으로 계속해서 이동해야 할 일이 많으니 DMB폰은 필수"라며 "원내에 DMB폰을 가진 직원들이 많지 않다보니 벌써 왠만한 DMB폰은 예약이 끝난 상태여서 이제는 구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