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로 다가온 의공학 분야의 세계적인 대축제가 업계의 무관심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세계의학물리·의용생체공학 학술대회(WC 2006) 서울대회 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김선일, 서태석)에 따르면, 최근 마감된 후원업체의 지원금이 대회운영비 10억여원의 20% 수준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학술대회는 8월 27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Imaging the Future Medicine'을 주제로 60여개국 3000여명의 학자들이 참석해 1700여편의 논문발표 등 의공학 및 의학물리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조직위원회는 대형병원에서 사용중인 의료기기와 장비의 주요업체인 GE, 지멘스, 필립스 및 메디슨 등 국내외 굴지 기업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대부분 ‘본사의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 ‘경영난으로 어려울 것 같다’ 등의 부정적인 답변으로 일관했으며 일부 업체는 200~300만원 수준으로 협찬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이에 따라 대회전까지 국내외 중소업체와 의공학자로 구성된 각종 연구센터로부터 100~200만원의 소액협찬을 받고 대회 참가자의 등록비를 토대로 일주일간의 대회운영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외국인을 위한 무료관광이나 행사장내 문화공연 다양한 이벤트를 지양하고 부부 참가자를 위한 옵션관광 등 조직위원회의 부담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선에서 모든 프로그램을 조율중인 상태이다.
이와 달리 지난 5월말 열린 세계초음파의학회의 경우, 전체 비용 25억원 중 메디슨과 필립스가 1억원 이상의 최대협찬을 한데 이어 GE. 지멘스, 알로카 등도 수 천 만 원대을 지원하는 등 대기업 대부분이 대회예산의 절반이상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의 이같은 냉담한 반응과 관련, 조직위원회는 대학병원에서 의료기기를 구입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하는 방사선과나 핵의학과 의사와 달리, 도입된 기기를 점검하고 구매비용을 낮추는 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의공학이나 의학물리 등 비의사 분야는 기업에서 볼 때 투자가치가 없다는 냉정한 판단이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 조직위원회 박광석 사무총장(서울대병원 의공학과장)은 “세계학회 개최라는 큰 의미에도 불구하고 장비구매와 직결된 의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후원업체 잡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고 “공식적으로는 이미 마감됐으나 성공적인 대회운영을 위해 개최전까지 조직위원 모두가 협찬모집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실무진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50여일을 앞둔 세계학술대회가 업계들의 철저한 이해타산으로 대학병원에서 차지하는 한국 의공학 및 의학물리의 중요성을 간과한 채 진행된다면 국제학회의 개최 취지조차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