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서로 다른 동물(異種) 간에도 난자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물질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져, 앞으로 불임치료나 피임약 개발 분야에서 크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양대병원 시험관아기클리닉 김성태 연구원과 한양대 생명과학부 계명찬 교수팀은 닭의 정자 추출이 생쥐의 난자에서도 활성화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연구를 수행한 결과 닭의 정자가 주입된 생쥐의 난자가 높은 활성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동물(포유류)을 대상으로 여러 난자 활성화 연구가 시도됐으나, 조류와 포유류를 이용해 연구를 시도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성태 연구원은 수정의 기전을 밝히는 일은 생식생리학자들의 오랜 숙원이며, 지금도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시험관 아기 시술에 중요한 학문적 바탕을 제공하고, 아울러 효과가 뛰어난 새로운 피임치료제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남은 과제는 난자를 활성화하는 물질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것이라며 활성화 물질이 규명될 경우 원인불명 불임의 원인 규명과 치료법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독일의 저명한 잡지인 RDA(Reproduction in Domestic Animals) 10월호에 ‘닭의 정자 추출물을 미세수정한 후 생쥐 난자의 활성화에 관한 연구’란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