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줄기세포를 이용한 급성 심근경색 치료법을 상용화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소장 오병희 교수)의 김효수 교수 연구팀(강현재, 이해영, 박영배 교수)은 지난 2003년부터 개발해온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법 개발 성과를 순환기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circulation(impact factor: 11.63)’최근호에 게재했다고 10일 밝혔다.
김효수 교수 연구팀은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에게 말초혈액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관동맥 안으로 주입, 심장기능 회복, 심근경색에 의한 심근소실 감소, 심근내 혈류 개선 등의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이 치료법은 말초혈액에서 줄기세포를 채취, 기존의 골수세포를 이용한 줄기세포치료의 가장 큰 단점인 전신마취 후 골수 채취를 하지 않아도 되고, 줄기세포치료의 부작용으로 알려져 왔던 관동맥 재협착(확장시술을 받은 관동맥이 다시 좁아지는 현상) 발생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김효수 교수팀의 연구 성과는 국내 연구진의 독자적인 기초 연구 성과를 환자 치료에 적용해 개발해 낸 사례라는 점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심근 경색증 환자 96명을 무작위로 나눠 대조군은 막힌 관동맥을 열어주는 성형술만 시술하고, 치료군 48명은 관동맥 성형술에 더해 줄기세포 치료를 추가했다.
치료한지 6개월후 관동맥 조영술, 심장 MRI 검사, 운동부하 검사 등 추적 검사를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시행해 대조군과 치료군 사이에 심근 경색 부위의 조직 재생, 심근 수축력의 향상 여부 등을 측정하여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줄기세포를 주입한 치료군에서는 모두 심장수축 기능이 향상됐고, 경색 부위의 심근이 재생됐으며, 괴사된 심근부위에 혈관이 재생되어 심근내 혈류가 좋아졌다.
이 같은 심장기능의 개선으로 운동기능이 향상되는 등 개선 효과 역시 뚜렷했다.
기존의 방식으로 표준 치료를 시행한 대조군은 6개월 추적 검사에서 구혈율의 변화가 없었지만 세포 치료군은 치료 전 보다 10% 정도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줄기세포 치료법은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들에 비해 심근경색증이 발생한 후 상당기간이 경과한 환자에서는 치료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김 교수 연구팀은 이들 환자군의 치료효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새로운 치료법을 준비중이다.
식생활의 서구화 등으로 급증하고 있는 심근경색증은 관동맥이 막혀 심장근육이 피를 공급받지 못해 괴사되는 질환이며, 일단 심근경색증으로 인해 심장근육이 손상되면 회복이 불가능해 많은 환자들이 심부전과 급사의 위험으로 고통 받고 있다.
연구팀은 기존의 개심술이나 골수채취를 하지 않고, 안정성이 입증된 약물(G-CSF/GM-CSF)을 이용해 줄기세포를 골수로부터 말초혈액으로 불러내어, 말초혈액에서 채집한 줄기세포로 괴사한 심장근육을 되살리는 연구를 해왔다.
김효수 교수 연구를 통해 2003년 말초혈액으로 끌어 모은 골수 줄기세포가 심근과 혈관 손상을 회복시킬 수 있음을 확인, 한국형 줄기세포치료법을 개발하는 초석을 마련했다.
이후 초기 줄기세포 치료법의 제한점으로 알려진 관동맥 재협착을 해결하기 위해 약물방출스텐트를 적용해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2006년 J Am Coll Cardiol지: impact factor 9.2)한데 이어 이번에 최종 완성된 치료법의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김효수 교수 연구팀은 2002년 이후 줄기세포 분야에서 40여편의 국외 논문을 발표했으며, 올해는 심혈관 줄기세포 분야의 국가 지정 연구실로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