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가 설립된 지방 국립대 1곳에 국립한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해당 의대와 의대교수협의회가 강력히 반대할 조짐이어서 대학과 의대간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경북의대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30일 “의대교수들을 대상으로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과 관련해 찬반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하고 있어 결과가 나오면 총장에게 전달할 것”이라면서 “반대의견이 100%는 아니더라도 99%는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할 것이 아니라 의대(의학전문대학원) 안에 한의학 관련과나 연구소를 둔다면 모르지만 전문대학원은 의료일원화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반대 한다”고 못 박았다.
보건복지부와 교육인적자원부는 30일 오전 한의학의 과학화, 산업화, 세계화를 위해 의대가 설립된 지방 국립대 1곳을 선정, 입학정원 50명 규모의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설치하고 2008년 3월 개교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조만간 지방 국립대를 대상으로 한의학전문대학원 신청을 받아 올 하반기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정부안에 대해 경상의대도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경상의대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우리 대학 총장께서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유치하기 위해 열심히 뛰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의대에서는 조만간 반대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의대는 최근 주요 보직자와 교수협의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갖고 한의학전문대학원 유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결과 부정적 견해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대학본부에서는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하면 대학 위상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의대, 한의대를 둔 일부 대학만 보더라도 양한방 협진이 잘 되지 않고 내부 갈등만 빚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까지 의대에서는 일관되게 의료일원화 차원에서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에 반대해 왔고, 의대 안에 연구소나 한의학과를 둔다면 검토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충남의대 교수협의회 관계자 역시 “개인적으로 한의학전문대학원을 만들지 말고 의대 안에 한의학과를 둬서 나중에 의료일원화로 가도록 해야 한다”면서 “한의학 좋은 면 있지만 비과학적인 측면도 있어 과학적 연구를 통해 수용할 것은 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고 일축했다.
전남의대는 이미 교수협의회와 동문 등이 한의학과 설립에 강하게 반대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와 달리 현재 충남대나 경상대 등은 대학 본부차원에서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앞으로 대학과 의대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