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대 급여화 3개월 점검=개원가|(중)
식대급여화의 후폭풍이 가장 크게 휘몰아친 곳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개원가였다.
개원가 절반 이상은 수익을 포기한 채 위탁업체에 환자식을 맡긴 상태. 특히 소규모 병원일수록 직영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공단 '7월 환자식 모니터링 결과' 자료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의원급 절반이상(52.7%)이 위탁급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요양기관 전체 평균(32.7%)의 1.4배에 이르는 수치.
같은 설문에서 병원은 17.8%, 종합병원 25.4%, 종합전문병원은 33.3%만이 위탁업체에 환자식을 맡기고 있다고 답했다.
의원급 의료기관들은 위탁으로 전환하는 이유에 대해 "도저히 수익을 맞출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산부인과의사회 장석일 이사는 "자체 통계에 따르면, 최소 입원환자가 60명 이상은 되어야 직영운영시 인건비 등 수지를 맞출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소규모 의원은 위탁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의원의 경우 직영으로 환자식을 제공해서는 수지를 맞출 수 없고, 그러다 보니 작은 의원에서 위탁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장 이사는 "위탁급식으로 돌리더라도 환자식으로 인해 발생한 모든 문제의 책임은 병원이 져야한다"며 "그런 위험부담에도 불구하고 위탁을 주는 것은 그만큼 수익구조가 안맞는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손해봐도 내 환자에게 질 낮은 밥 줄 순 없다..의사 희생만 강요"
이 같은 상황에서도 급여식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에 따르면 입원환자의 54%는 급여식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좋지 않다는 반응은 5%에 그쳤다.
이에 대해 개원가는 "의료계의 희생과 인내의 결과"라는 반응이다.
Y의원 관계자는 "환자 얼굴 보면서 질 낮은 밥을 줄 수는 없지 않느냐"며 "대부분의 의원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환자식의 질을 이전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고, 그러다보니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질을 그대로 유지하되, 수가는 낮으니 병원에 손실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의료계의 희생만을 지나치게 강요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K의원 관계자는 "환자와 직접 대면하는 것도 의사이고, 환자식으로 인해 환자와 갈등이 빚어지면 모든 책임은 의사가 져야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어 그는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3390원으로 식대를 꾸몄어도 이런 결과가 나왔을지 의문"이라며 "정책은 정부가 만들어놓고, 책임은 의사가 지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