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대 급여화 3개월 점검=대학병원|<상>
지난 6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 병원 식사에 대해 환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대학병원들은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환자식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묵묵히 손해를 감수해온 결과라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30일 공단에 따르면 지난 7월 요양기관 699곳, 입원환자 1628명을 대상으로 입원 환자식 설문조사 결과 99%인 1608명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식을 받고 있었다.
또한 급여식 만족도 조사에서는 ‘좋다(맛있다)’는 응답이 874명(54%)로 가장 많았으며, ‘보통이다’는 반응이 652명(41%)인 반면 ‘좋지 않다(맛없다)’는 반응은 82명(5%)에 그쳐 병원식에 대한 만족도가 비교적 높았다.
대학병원들은 이같은 공단의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환자식의 질 유지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손해를 감수해 온 결과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A대학병원 영양팀장은 “식대 건강보험 적용 이전보다 환자 본인부담금이 크게 줄어든 반면 식사의 질은 과거와 동일하니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대학병원들은 식대가 보험 급여화된 지 3개월이 지나면서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B대병원은 최근 식대 급여화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TFT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지만 참석자들이 모두 입을 닫는 바람에 맥없이 끝냈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대책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병원 관계자는 “6, 7월 두 달간 환자식을 분석한 결과 현 식대수가로는 식당 직원 인건비조차 조달할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원가 관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식당 직원 인건비는 올라가는데 그렇다고 인력을 줄일 수도 없고, 대형병원 이미지에 맞지 않게 질이 좋지 않은 식재료를 쓸 수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이대로 가다간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대학병원 역시 식대 급여화로 연간 2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며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병원 영양팀장은 “기본적으로 환자 식사의 질을 떨어뜨릴 수는 없다”면서 “그러다보니 식대가 비급여일 때에도 적자였는데 급여화되면서 더 큰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단에 수차례 어려움을 호소해 봤지만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뿐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면서 “식단을 조정하진 않겠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심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