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대 급여화 3개월 점검=중소병원|(하)
식대 보험적용에 대해 병원의 규모와 지역에 따라 중소병원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식대 보험적용 이후 병원식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이 공통적인 반응이어서 향후 건강보험 재정 증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의 K중소병원 원장은 3일 “돈을 탐내서가 아니라 병원을 운영할 수 있을 정도의 식대는 보장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면서 “이 정도 식대로는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식대 급여화 이전과 비교할 때 1끼당 2000원 가량 손해를 보고 있는데다 인건비와 식재료가 상승하고 있어 이중고를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병원장은 “과연 여기서 병원을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우리가 밥장사하는 것도 아닌데 최소한 원가는 보존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지방 중소병원의 경우 대체로 관행수가와 보험수가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렇다고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부산의 S병원 원장은 “식대가 보험적용되기 이전과 가격이 비슷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고, 1끼당 180~190개 가량 나가니까 그럭저럭 식당 운영이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100병상 규모 병원들은 식당을 운영하기가 힘들 것”이라며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경북의 P병원 원장은 “식대를 3천원선에 맞추라고 하는 건 너무나 하향평균화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식당을 위탁주고 있지만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에 아무래도 식사 질이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한편 식대 급여화 이후 식대 본인부담이 크게 줄어들자 환자들의 병원식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 병원들의 반응이다.
충남의 D병원장은 “식대가 보험되기 전에는 환자들이 외부 식당에서 배달해 먹기도 해서 병원식 수요가 많지 않았는데 이제 본인부담이 1천원 정도로 떨어지니까 신청자가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충북의 C병원장 역시 “지방 병원은 식대 수가가 관행수가와 큰 차이가 없지만 외부 식당에서 배달해 먹는 게 줄어 식사 주문량이 좀 늘어난 게 사실”이라면서 “이게 전국적으로 따지면 적지 않아 보험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 병원장은 “현재 병원에 영양사 2명, 조리사 2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가산수가가 적용되는 근무일수가 너무 많다”면서 “한명이라도 갑자기 퇴사하면 가산수가를 받을 수 없어 근무일수 산정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