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개원의협회와와 대한일차진료학회에 이어 이번엔 대한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와 대한미용외과학회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이들 두 단체의 갈등은 학회에 해외 초연자 초청건을 둘러싸고 촉발된 것이어서 자칫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미용외과학회는 오는 23일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 열리는 정기총회 및 학술대회에 해외 특별연자로 일본 오사카대 성형외과 주임교수인 호소카와 박사와 일본미용외과학회장인 시라카베 박사를 초빙했다.
그런데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대한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가 이들 두 해외 석학의 학회 참여를 실력으로 저지하고 나서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대한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는 특히 대한성형외과학회, 미용성형외과학회, 한일성형외과학회와 함께 두 교수와 해당 학회 등에 서한을 보내 학회 불참을 요구하고 이같은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양국 학회간 교류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형외과 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7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일본의 경우도 성형외과 전문의와 비전문간 영역다툼이 치열해 본인들이 전후사정을 잘 알면서도 미용외과 학회 초청을 수락한 행위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미용외과 학회는 비성형외과 전문의들의 모임인데, 일본 성형외과계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두 교수가 초청연자를 수락할 경우 이 학회가 전문가 단체로 오인될 소지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더욱이 미용외과는 내과, 일반외과, 마취과, 가정의학과, 산부인과 등 여러 분야 의사들이 회원으로 참여하며 성형외과 영역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고, 회원수도 1천여 명을 헤아리고 있다”며 “이들이 성형외과 진료에 뛰어들 경우 시장에 큰 혼란이 불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미용외과 학회측은 “남의 잔치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잔치를 빛내주려고 찾아오는 손님의 멱살을 쥐고서 참석하지 말라고 협박하는 짓은 의사 단체가 할 일이 아니다”라며 사태의 재발 방지와 함께 사과를 요구하며 수용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용외과학회는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창립된 지 3년이 된 신생학회지만 의사 회원만 1,200여명에 이르고, 그동안 국내외 권위있는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국내 미용외과의 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고 자부하고 “미국이나 일본 등 의료 선진국에서는 미용외과가 전문과목으로 법적인 인정을 받고 있으며 미용외과의 발전을 위해 타 학회와 교류, 협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대한미용외과학회가 탄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근 예를 들면 대한성형외과학회 및 관련 단체들은 보톡스 시술로 유명한 캐나다의 Carruther 박사나 박피술로 유명한 미국의 Obagi 박사를 자신들의 학회나 세미나에 초청한 바 있으나 이들은 피부과 전문의이지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니었다”고 지적하며 “자신들이 하면 괜찮고 남들이 하면 매도하는 이같은 행동에 대해서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부끄럽게 생각하고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의료계 일각에서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개원가 단체간의 갈등에 대해 서로 제살깎아먹기 다툼만 벌이는 것 같아 답답하다며 이성적인 판단과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