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부터 간호사 1인당 6병상 이상인 7등급 의료기관에 대해 입원료가 삭감될 예정이지만 중소병원들은 간호사를 추가증원하고 싶어도 지원자가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
특히 중소병원들은 정부가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간호등급 수가차등제를 시행하려는 것은 ‘중소병원 죽이기’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원도의 모 중소병원 원장은 1일 “지방 중소병원들은 간호사 채용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7등급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적어도 15명 이상 증원해야 하지만 지원자가 없어 수가만 삭감될 판”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올해 전체 대학병원만도 3000병상 이상이 늘어나면 신규 간호사들이 대부분 그쪽으로 몰릴 것”이라면서 “대형병원 병상 증축만 없으면 그나마 간호사 수급에 숨통이 트이겠지만 가뜩이나 지방중소병원을 외면하는 상황에서 대형병원들이 병상을 늘리면 월급을 더 올려줘도 채용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병원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간호사를 더 뽑지 못해 입원료가 삭감되면 엄청난 위기를 맞게 되고, 이렇게 되면 소득수준이 낮은 만성질환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4월부터 간호등급 차등제가 시행되면 간호사 1인당 6병상 이상인 의료기관들은 7등급으로 분류돼 종별 입원료의 5%인 1270원이 삭감된다.
현재 2006년 5월 현재 종합전문요양기관을 제외한 의료기관 가운데 6등급(간호사당 4.5병상 이상)은 종합병원이 전체 249개 중 147개, 병원이 858개 중 825개에 달한다.
이에 따라 중소병원들은 간호등급 가산제가 시행될 경우 대부분 7등급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남의 또다른 중소병원 원장도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7등급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간호사를 10여명을 증원해야 하지만 지원자가 없어 뽑지 못하는 게 지방 중소병원들의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지방 병원들은 월급을 10~20% 더 주더라도 지원자가 없기 때문에 간호사를 추가 채용할 의지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은 병원에 대해서는 정부가 입원료 삭감을 유보하는 등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중소병원협의회 관계자는 “간호등급가산제가 시행되면 대부분 중소병원들은 7등급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도 중소병원은 간호사를 채용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 이런 제도를 시행하려고 하니 답답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