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염 수술중 환자의 안면신경을 잘못 건드려 안면마비를 일으킨 의사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책임이 내려졌다.
대전지법 민사3부는 최근 중이염 수술 후 안면마비가 온 환자가 의사의 과실유무를 물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환자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환자의 상태가 안면신경 마비증상이 올 정도로 심각하지 않았는데도 수술 직후 갑자기 안면신경이 마비된 것을 본다면 의사가 수술중 안면신경을 잘못 건드렸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의사측은 환자가 입원 당시 중이염 진주종이 넓게 퍼져있었고 안면신경과의 유착도 심해 안면신경 손상은 과실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같은 의사의 사정은 수술의 난이도를 말해주는 것일 뿐 안면신경을 건드려 마비를 일으킨 것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자문결과 내원 당시 환자의 진주종이 상당히 퍼져있는 상태라 시술이 어려웠다는 점과 비록 실수로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의사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수술을 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며 의사의 책임을 80%로 제한했다.
한편 환자 A씨는 지난 2005년 진주종성 중이염으로 병원이 입원해 중이근본수술을 받았으나 시술 직후 좌측 안면마비 증상을 보였고 이후 안면마비 치료를 위해 안면신경감압술을 받았으나 결국 안면표정근육이 마비되자 의사의 과실을 물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