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서 사용하는 침술이 파킨슨병을 예방한다는 과학적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경희한의대는 12일 경혈학교실 임사비나 교수가 파킨슨 예방 효과에 대한 침치료 기전을 밝힌 연구논문이 국제학술지인 ‘브레인 리서치(Brain Research)’ 2007년 2월호에 발표됐다고 밝혔다.
최근 네이처 뉴스는 이번 연구와 관련, 임사비나 교수의 인터뷰 기사를 최근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희한의대 임사비나 교수팀과 서울의대 김용식 교수팀은 도파민성 신경손상 독성물질인 MPTP로 유발한 파킨슨병 동물모델에서 도파민 신경세포에 대한 신경보호효과와 마이크로글리아(microglia)의 활성화 억제 및 염증 관련 물질을 억제하는 침술의 작용 메커니즘을 동물실험을 통해 규명했다.
파킨슨병이 처음 발견된 것은 거의 200여년 전이지만 이 병에 걸렸을 때 신경세포가 파괴되는 현상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뇌의 흑색질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도파민(dopamine)을 정상적으로 생산하지 못해 운동장애를 발생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다.
6-OHDA(도파민성 신경손상 독성물질)로 파킨슨병을 유발시킨 흰쥐 모델에서 침이 도파민 신경세포에 대한 신경보호효과와 행동교정효과가 있다는 연구와 뇌(시상하부)에 염증유발물질인 LPS를 주입한 흰쥐 모델에서 염증 관련 사이토카인(cytokine)을 억제한다는 연구는 이미 보고되어 있다.
그러나 침이 왜 도파민 신경세포에 대한 신경보호효과를 나타내고, 어떠한 병리적 인자가 관여되는지는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MPTP를 실험쥐의 뇌(선조체)에 투여하면 마이크로글리아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염증물질이 증가해 뇌(흑질치밀부)에서 도파민 신경세포를 죽이게 되는데, 침이 이 마이크로글리아의 활성도를 억제해 신경보호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또한 MPTP를 투여한 쥐를 양릉천․태충 침군과 비경혈 침군 및 무처치 대조군으로 나눠 관찰한 결과 양릉천․태충 침군은 도파민 신경세포에 대한 신경보호효과와 마이크로글리아 활성도, 염증관련 지표물질(COX2와 iNOS)을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사비나 교수는 “침은 전통적으로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탁월해 각종 염증성 질환에 사용되어 왔다”며 “이번 연구는 염증성 병리기전이 관계된 노인성 뇌신경질환에서 침의 작용 메커니즘을 밝혔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임 교수는 “향후 이러한 근거중심 한의학치료기술을 바탕으로 노인성 뇌신경질환 예방 및 치료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투자를 확대한다면 한의학산업의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