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와 28개 의료기관이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시장 개척에 나선다. 그러나 해외환자들을 맞아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전무한 상황이어서 의료산업화 구호만 거창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8개 병·의원은 5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한국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 발족식을 가졌다.
협의회에 참여한 의료기관들은 종합검진, 정형(척추), 성형, 치과, 한방, 암 진료 등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종합전문요양기관, 종합병원, 병원, 의원 등이 고루 참여했다.
이날 유시민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우수한 의료인력과 의료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여러 차례 의료산업화를 하라고 독촉했다”면서 “이 사업이 성공해 우리나라의 국제 신인도를 높이고 의료기관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국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에는 △인하대병원 △가톨릭대 성모병원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서울대 강남센터 △아주대병원 △전남대병원 △한양대병원 △경희의료원 △인천 길병원 △국립암센터 △부민병원 △좋은 문화병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좋은 강안병원 △동서신의학병원 △우리들병원 등이 참여한다.
또한 △KS병원 △청심병원 △파크사이트재활의학병원 △한미병원 △자생한방병원 △가톨릭 치과병원 △서울대치과병원 △모아치과병원 △U정형외과 △새빛안과의원 △Ulife의원 △아름다운나라의원 등이 들어와 있다.
그러나 당초 협의회 회원으로 선정된 삼성서울병원은 암센터 개원 이후로 참여를 유보했고, 에덴요양병원 역시 병상증축 지원을 이유로 신청을 취소했다.
이날 발족식에서 협의회장으로 추대된 우제홍 인하중앙의료원장은 “앞으로 성과가 발생할 때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정기적인 안목을 갖고 정부는 규제를 완화하고 의료기관은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앞으로 한국의 의료를 세계에 알리고,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역할을 하게 되며, 이를 위해 한국의료 홈페이지 링크, 홍보책자 발간, 현지설명회 개최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의료산업 수출국 대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과제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비자 발급을 간소화해야 한다. 국내 의료기관이 중국 환자를 초청하기 위해서는 주중한국대사관에 비자 외에도 초청장과 귀국보증각서를 내야 한다.
정부는 귀국보증각서를 생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비자기간 연장, 해외환자 대상 소개·알선 허용 등이 뒤따르지 않으면 의료산업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의료기관의 손님맞이 준비 역시 초보 수준이다.
협의회에 참여한 모대학병원 관계자는 “당장 해외환자를 유치하겠다는 게 아니라 지금부터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협의회에 가입했다”고 털어놨다.
또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자체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