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법인으로 새출발을 앞둔 원자력의학원이 전환시점을 불과 며칠 앞두고 난관에 빠져들고 있다.
최근 각종 악성루머로 초대원장 인선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 이어 보건의료노조 원자력의학원지부가 의학원의 설립목적에 암병원을 명시할 것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가면서 독립법인 전환에 진통을 겪는 모습이다.
보건의료노조 원자력의학원지부(지부장 진남희)는 지난 12일 오전 11시 과학기술부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무기한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원자력의학원지부 조합원 50여명이 참석한 이날 집회에서 노조는 독립법인으로 전환되는 원자력의학원의 설립목적에 암병원을 명시해 줄것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원자력의학원은 지난 2006년 방사선및방사선동위원소이용진흥법일부개정을 통해 독립법인 전환이 확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의학원은 원자력병원과 연구센터, 방사선비상진료센터 등 세 조직으로 독립하게 됐지만 과기부가 암병원이라는 조항을 첨부하지 않으면서 병원의 위치가 축소, 결국 직원들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또한 노조는 과거부터 함께 공존하며 의학원을 견인해온 세 조직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설립준비위원회에 지부의 참관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으나 과학기술부는 이를 외면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자력의학원지부는 원자력의학원 설립 정관에 암병원을 명시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병원에 대한 무리한 체질개선이나 축소, 분리, 이관, 폐쇄 등을 가져올 수 있다며 정관에 암병원의 존재와 기능을 명확히 명시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진남희 원자력의학원지부장은 이날 집회에서 "과학기술부는 현재 원자력의학원 정관에서 암병원에 대한 조항을 삭제하고 그 기능과 역할을 모호하게 제시하고 있다"며 "이는 추후 구조조정의 칼날로 직원들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 원자력의학원지부는 이같은 노조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과기부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는 것은 물론, 과기부에 항의팩스와 전화항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등 투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러한 조치후에도 요구사항이 묵살된다면 지부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전 직원 사이버 투쟁과 순환집회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진남희 보건의료노조 원자력지부장은 "과기부가 하루 빨리 병원, 연구센터, 방사선비상진료센터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길 바란다"며 "또한 원자력의학원의 공공성을 살리기 위해 공공이사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각종 악성 루머로 원자력의학원 초대원장 공모가 차질을 빚고 있는 현재 의학원노조가 과기부의 방침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면서 의학원의 홀로서기가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해 의료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