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세계 4위를 고수중인 핵의학계가 국제적 인지도에서 열악한 인력풀을 지니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4일 핵의학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및 아시아 등 세계적인 핵의학 저널의 편집위원으로 활동중인 국내 의학자는 단 4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핵의학자들이 미국 등 국제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수는 전체 수의 7% 수준으로 몇 년전부터 4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상태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핵의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되는 총 1400~1500편의 논문 중 한국은 2005년 124건, 2006년 115건이 채택돼 4강의 위치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미국핵의학회 공식 학술지 ‘The Journal of Molecular Medicine' 저널 2007년도 판에는 서울대병원 이명철 교수가 명예고문으로 선정된데 이어 서울대병원 정준기, 이동수 교수 등 3명이 편집위원으로 위촉돼 활동중인 상태이다.
또한 유럽핵의학회가 발간하는 ‘European Journal of Nuclear Medicine & Molecular Imaging' 최신호에는 서울대병원 이명철 교수, 정준기 교수, 이동수 교수와 더불어 서울아산병원 문대혁 교수가 포함돼 총 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핵의학회의 SCI 등재 영문저널인 ‘Annuals of Nuclear Medicine'에도 이명철, 정준기, 이동수, 문대혁 교수가 편집위원으로 포함됐으며 몇 년 전 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는 ’Molecular Imaging'에도 이들 4명만 등재되어 있는 상황이다.
국제학회 편집위원은 평균 130~150명으로 각 저널에 등재될 예비논문을 분자영상을 비롯하여 심장, 신장, 신경계, 소화기계, 종양, 근골격계 등 세부 분야별로 나눠 엄격히 심사해 채택 유무를 결정하는 학계의 재판관으로 불리고 있다.
그렇다면 논문 분야에서는 세계 4위를 자랑하는 한국 핵의학자들이 왜 국제학회 편집위원 분포도에서는 개도국에 위치한 것일까.
여기에는 우물안 개구리 시야를 지닌 학자들의 나태함과 더불어 핵의학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이 내재되어 있다는게 핵의학계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정준기 교수는 “국제저널에 논문을 많이 발표했다고 해서 미국 중심의 세계핵의학계에 큰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다”고 언급하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미국과 유럽 학술대회에 참석해 세계 리더층과 인간관계를 다지지 않으면 한국의 차지하는 위상은 논문순위에 불과하다”며 핵의학자의 적극적인 국제활동을 조언했다.
정준기 교수는 이어 “참여정부가 BT·IT를 과학 분야의 단독메뉴로 운운하며 생명공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최종목표를 위한 임상단계인 의학 분야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며 “국제사회의 위상강화를 위해서는 핵의학계 내부 노력도 필요하나 무엇보다 세계를 움직이는 핵의학자 양산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