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백혈병에게만 유용하다고 여겨지던 항암제 ‘글리벡’이 급성 백혈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확인됐다.
서울아산병원 종양혈액내과 이규형 교수는 작년 1월부터 최근까지 필라델피아 염색체를 가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기존 항암제와 글리벡을 복합 투여한 결과 12명이 치료되어 75%의 치료 성공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규형 교수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염색체를 가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기존 항암제 치료 방법으로는 10% 미만의 극히 불량한 치료율을 보여 이 병이 생기면 거의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적의 항암제 '글리벡'은 지금까지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에만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도 이 약을 만성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해 급성 백혈병 환자에겐 쓰이지 못했다.
하지만 글리벡이 정상세포에는 거의 작용하지 않고 필라델피아 염색체라는 비정상적인 염색체를 가진 백혈병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사멸시키는 효과가 있음이 증명됐다.
이에 따라 만성 뿐만 아니라 급성 백혈병 환자에게도 ‘기적의 항암제’로 백혈병 환자들에게 강한 삶의 희망을 안겨줄 수 있게 됐다.
한편 이규형 교수는 글리벡의 새로운 치료 효과를 오는 12월 5일 샌디에고에서 개최되는 미국혈액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