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재차 국립중앙의료원 수장을 맡게 된 것은 제 자신보다 의료진 등 모든 구성원이 보여준 열정에 의한 것입니다.”
국립중앙의료원 강재규 원장(사진)은 16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원장직에 연임된 영광을 임직원에게 돌리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날 강재규 원장은 “그동안 고위공무원인 국립의료원장직 인사의 특성상 10여일의 공백기가 있었으나 이는 제 스스로가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이를 계기로 국립의료원에 대한 청사진과 조직관리를 고민하고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핵심현안인 법인화와 관련, 강재규 원장은 “의료원 법인화는 민영화가 아닌 특수법인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바닥으로 추락한 의료원을 도약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전제하고 “법인화로 전환되면 예산확보 면에서 지금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어 필요하다면 200~300% 높은 대우로 우수 의료진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의료진 처우개선과 인재영입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강 원장은 “노조와 일부 의료진이 법인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나 현재 침체상태인 신·증축이나 이전 문제 등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일례로 의료원 이전을 위해 복지부와 행자부, 재경부 등 관련부처의 복잡한 절차를 거쳐하는 상황이 법인화로 주부처와 채널을 단일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법인화 법안은 국립의료원 재도약을 위한 큰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하고 “여기에는 안주하는 의료진 퇴출이라는 과감한 성과급제를 도입해 조직의 효율성과 집중화를 극대화시켜 나간다는 경영철학이 내재되어 있다”며 공무원 조직의 안일한 사고방식에 대한 전면개편을 시사했다.
강재규 원장은 이어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립의료원은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 유수대학병원 출신조차 수련을 위해 경쟁이 치열했다”며 “20년이 지난 현재 인원수와 총 예산 등 모든 면에서 의료원은 이들 병원의 20~3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말해 의료원 회생을 위해 뼈를 깎은 고통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강 원장은 “국립중앙의료원은 단순한 공공의료 진료기관이 아닌 보건의료 수행기관으로 진료와 정책기능을 우선적으로 실천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의학전문대학원 설립으로 보건의료 인재양성을 통한 국가 정책수행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책수행을 위한 교육기관으로의 탈바꿈을 예고했다.
끝으로 강재규 원장은 “2년전 처음으로 원장 취임시 많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의료진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으나 충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며 “이번에는 각과별 회식자리를 정례적으로 마련해 소주잔을 기울이며 동료와 후배들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깨어있는 원장으로 새롭게 변모해 나가겠다”고 밝혀 구성원과 눈높이를 맞추는 현장경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제2기 원장직에 돌입한 강재규 원장의 패기에 찬 경영철학이 법인화와 의무직 침체라는 국립의료원 최대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