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의협 회장 선거에서 장동익 후보가 당선되는 모습을 지켜보던 한 의협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이 말이 허언이 아님을 입증하듯 장 회장이 계속된 도덕성 논란 끝에 결국 1년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의사 CEO'를 내세우며 화려하게 등장한 그는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것은 물론, 의사들의 사회적 신망까지 한꺼번에 꺾어버리며 34대 회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게 됐다.
지난해 3월20일 4039명의 지지를 얻어 경쟁자들을 간신히 따돌리고 당선된 장 회장은 출발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호화 취임식, 전용차 교체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기 시작하더니 7월에는 전공의협의회장 출마 예정자와 오진암이란 요정에서 회동을 갖고 법인카드로 결제한 일이 알려지면서 위기에 몰렸다.
장 회장은 김성오 의무이사(사퇴)를 동원해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지만 의혹은 갈수록 커졌고 실체도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장회장이 국회에 찾아가 소아과 개명문제에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상황은 갈수록 악화됐다.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대의원회는 8월에 의협 회계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했고 감사보고서는 장 회장이 오진암 회동에 대해 거짓말을 했으며, 카드깡을 이용한 횡령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 일부 회원들이 그를 횡령 및 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고발했다. 그러나 장회장은 10월28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불신임안이 부결됨으로써 기사회생했다.
이후에도 장동익 회장은 회비납부 거부, 의료법 개정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서 위기에 몰리다 결국 로비의혹 파문이 터지면서 결국 중도낙마의 불명예를 안게됐다.
한편 장동익 회장이 29일 사퇴함에 따라 의사협회는 30일부터 김성덕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장 회장은 당초 30일 기자회견을 갖고 사퇴서를 제출하려고 했으나 한국의사회 등이 회관출입 봉쇄 달걀투척을 결의하는 등 분위기가 악화되자 일정을 하루 앞당겨 사퇴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협관계자는 "회장님이 29일 오후 강원국 사무총장에게 사퇴서를 제출했다"며 "임원들도 30일 김성덕 대행에게 업무를 인수인계하고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철 부회장도 "장동익 회장과 진퇴를 같이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사퇴 의사를 분명히 했다.
유희탁 대의원회 의장은 "장동익 회장이 사퇴를 번복하는 상화에 대비해 5일 임총 안건으로 회장 사퇴의 건을 상정키로 했는데, 이제는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한 회원은 "의사회 사상 세 명의 회장이 중도하차했는데 그래도 장동익 회장은 눈덩이 같은 의혹과 불명예에도 불구하고 오래 버틴 편"이라며 "말로 흥하고 말로 망한 회장"이라고 자조섞인 한마디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