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의료법 개정안을 두고 다른 길을 걸었던 의협과 병협이 이번에는 내년 수가계약 방식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1일 의협과 병협에 따르면 의협은 지난 10일 제12차 보험위원회를 열어 유형별로 전환되는 2008년 수가계약에서 직능별 계약이 이루어지도록 추진하기로 했다.
즉 의과·치과·한의과·약국 4개로 분류하자는 것이다.
의협은 직능별 계약의 필요성에 대해 의과·치과·한의과에서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의 특성이 각각 달라 서비스 종류가 같은 쪽으로 나누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박효길 보험부회장은 “직능별 계약으로 가면 의과의 대표는 의협이 되어야 하지만 (병협과)같이 들어가도 되는 것이다. 의원과 병원은 기관에 따라 가산율이 다르지만 서비스 유형은 규모에 관계없이 똑같다”며 “조만간 병원협회와 만나 협의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병원협회는 “의료행위에 대한 질이나 국민건강을 증진시킨다는 큰 틀에서 역할을 의협과 병협이 같지만, 의원과 병원 수가의 괴리가 있는 상황에서 의협에 전적으로 맡길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병협은 직능별로 가는 것 보다는 유형별로 분류, 의과를 의원과 병원으로 묶어 검증하면서 점진적으로 세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상근 보험위원장은 “의협과 병협이 원칙적으로 한목소리를 내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계약당사자로서 병원협회의 위상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의협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공단과 의약단체 소비자단체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유형별 수가계약에 따른 유형분류 연구용역을 의뢰, 이달 중 연구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6월경에 유형이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의협과 병협이 입장차를 극복하고 유형 분류 논의에서 한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