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를 다루는 외과 전문의가 종양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된다는 내과계의 생각은 잘못된 편견입니다.”
대한임상종양학회 정상설 이사장(사진, 강남성모병원 외과교수)은 최근 제주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임상종양학회 학술대회장에서 가진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종양내과와의 대립설에 대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날 정상설 이사장은 “의료패턴이 의사에서 환자로, 예방적 치료로 인해 조기암 확대와 의료기기 첨단화 등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며 “종양 질환을 내과와 외과를 구분할 것이 아니라 환자를 위한 실력배양으로 다가서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상설 이사장은 “종양내과에서 항암제 사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진행성 암이 없어지는 추세에서 언제까지 항암제을 붙들고 있을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고 말하고 “이미 종양내과 중심의 임상암학회와 합치자는 제의를 한 상태이나 일단, 각 학회를 학술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영역을 넘어선 대승적 차원의 접근을 주문했다.
정상설 이사장은 이어 “임상종양학회는 항암제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종양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전문적인 지식을 높여가는 학회”라며 “이번 학술대회에서 초음파 영역을 다루는 것도 의료기기 업체의 임시방편적인 장비교육을 탈피해 암의 초기진단을 위한 심도있는 지식연마의 연장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내과에서도 조기 위암과 간암 등을 진단 시술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전하고 “예전부터 종양환자의 복강경술을 무조건 외과만 해야 한다는데 문제제기를 해왔으나 임상종양학회에 대한 내과계의 무조건적인 비판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고유영역 침범으로 바라보는 내과계의 시각을 꼬집었다.
정 이사장은 “의학회가 학계의 인정의 발급을 남발로 규정해 제재하려 하고 있으나 이는 급변하는 의료환경을 무시하는 꼴”이라며 “다음달 임상종양 첫 인정의 시험을 시작으로 암환자를 위한 의사들의 질 관리에 주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정상설 이사장은 “초기암 발견이 대폭 증가하는 추세로 무조건 대학병원에서 암 환자를 다루는 시대는 가고 있다”고 전망하고 “개원가로 이동중인 환자들의 움직임을 부응하기 위해서는 진료과가 아닌 전문성을 토대로 ‘꿩 잡는게 매’라는 옛말을 명심해야 한다”며 희석되는 진료영역을 실력만으로 승부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정 이사장은 “과거 유방암학회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유방암을 외과에만 국한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제시해 외과 전문의들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은 바 있다”며 “내과학회들의 반대로 임상종양학회 정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암은 환자 중심이 돼야 한다’는 기본적 사고가 틀리지 않다면 사회가 돌파구를 열어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정상설 이사장은 “의사와 변호사가 사회적 지탄을 받는 주된 이유는 집단적 독점주의에 기인한다는 점”이라고 전제하고 “의사도 10년마다 시험을 치러 전문성을 제고하고 권위주의가 아닌 환자를 위한 단체로 거듭난다면 국민적 인식도 바뀔 것”이라며 대학교수로서 윤리성에 기반을 둔 임상종양학회의 미래를 제시했다.
정상설 이사장은 인터뷰내내 종양 내과와의 대립을 급변하는 의료환경에 대한 과도기라는 입장을 취하면서 학계의 비판이 다음달 첫 인정의 시험을 계기로 향후 의학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개인적 소신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