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가 제로섬 게임으로 치닫고 있는 요양병원 수가 개선을 위해 전방위 압박을 준비중인 것으로 나타나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노인병원협의회 박인수 회장(사진, 광주시립인광치매병원장)은 최근 춘계세미나장인 대전 유성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오는 8월까지 복지부와 도출해야 하는 수가 협상안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공청회를 개최해 범시민적인 의견수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인수 회장은 “의료기관에 대한 복지부 수가가 원가의 65%에 불과한 상황에서 요양병원 수가를 15% 삭감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정책”이라며 “정부가 주장하는 현재의 수가를 적용하면 순이익이 1.3%에 불과해 이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박인수 회장은 “변형된 포괄수가제인 일당정액제는 청와대 보고까지 마친 상태로 이를 뒤집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제하고 “다만, 요양병원에 시범 운영되는 일당정액제가 수가문제로 제대로 정착되지 않는다면 전체 의료기관으로 확대하려는 정부의 정책은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병원들의 현실을 고려한 일당정액제 정책을 주문했다.
박인수 회장은 “복지부는 국민홍보를 위해 요양병원의 의료 질 평가를 강조하고 있으나 현재 제시하고 있는 수가는 병원 경영을 담보할 수 없다”며 “이는 경영성 유지를 위해 식사와 진료 저하를 유발시켜 복지정책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변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말해 중장기적 측면의 수가개선책을 촉구했다.
그는 특히 “원가 100%에 기반을 둔 수가정책을 마련한다면 정부가 강조하는 의료질 질과 서비스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하고 “급증하는 노인 환자군에도 불구하고 요양병원 지출비용을 건강보험의 3% 내외로 국한시킨 것은 타당성이 결여됐다”며 생색내기 홍보에 치중한 노인의료정책을 꼬집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요양병원 급증에 따른 회원병원들의 엄격한 질 관리를 당부해 내부적인 자정 역할을 할 것임을 내비쳤다.
박인수 회장은 “무조건적인 수가요구가 아닌 내부 질 평가를 통해 국민과 정부가 납득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며 “의료기관의 경쟁력을 갖춘 상태에서 노인환자에게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다면 토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이어 “일부 요양병원들이 2~3년 이면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식의 단기간 손익분기점을 생각하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언급하고 “노인을 보살필 줄 아는 복지마인드를 가진 의료기관이 아니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투철한 소명의식과 경영성이 부재한 일부 노인병원의 인식전환을 당부했다.
끝으로 박인수 회장은 “국민의 입장에서 복지부가 제시하고 있는 요양병원 수가가 합당하다고 국민들이 여긴다면 그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며 “노인병원협의회가 요구하는 수가는 모든 병원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무리수가 아니라 경쟁력을 갖추고 노력하는 병원에 한해 합당한 수가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