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교수 사회에 보궐선거 바람이 불고 있다. 아직은 미풍이지만, 태풍으로 바뀌어 선거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거바람의 진원지는 의학회와 교수협의회다.
김건상 의학회장은 지난 6일 '회원 학회 대표자들에게 드리는 편지'에서 "현명한 판단으로 훌륭한 분을 새 회장으로 선출해야 할 책임이 학회 대표자님들께도 있다"며 "높은 투표율과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회장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홍용우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도 12일 "의협이 개원의 중심의 이익단체처럼 비쳐지면서 그간 의대교수들과는 상관없는 단체로 인식하고 무관심했다"면서 "이번 보궐선거만은 교수들도 참여해 지금까지의 의협과 다른 협회를 만드는데 일조해야 한다"고 투표참여를 적극 당부했다.
지금까지 의협 선거에서 교수들의 투표율은 개원가에 비해 크게 뒤쳐졌다. 34대 회장 선거 때만 하더라도 개원가의 투표율은 60%에 육박한 반면 교수는 20%만 투표에 참여했다.
교수들이 지금까지의 태도를 버리고 투표에 참여할지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유권자수가 개원가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40%만 투표에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선거 구도에 엄청난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교수들의 투표참여율 증가가 의협회장 후보 중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지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렵다. 다만 외형상 김성덕 후보가 이익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출신대학별로 '헤처모여식' 이합집산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
K대학병원 A교수는 "교내에서 특정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자는 얘기가 돌기도 했지만,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행위는 옳지 않다는 여론이 높아 투표에 참여하자는 캠페인만 벌어지고 있다"며 "다만 교수들의 투표율이 올라갈 것 같은 분위기는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Y의대 K교수는 "아직까지 좀체 선거 분위기를 실감하기 어렵다"고 전하면서 "교수협의회 쪽에서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교수들의 마음이 얼마나 움직일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의협은 지난 12일 투표용지를 전국에 발송했다. 투표용지는 27일 오후 6시까지 의사협회에 도착해야 한다. 교수사회가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라는 오명을 벗고 의협 회장 선거 판세를 좌지우지하는 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