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야간진료를 확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개원의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역별로 다수의 민간의료기관에서 야간진료를 실시하고 있는데 보건소에서까지 야간진료를 확대하는 것은 결국 정부가 민간의료와 공공의료의 경쟁구도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진료확대에 따라 민간의료기관 전문의들의 협조를 요청한 부분에 대해 "어떤 개원의가 자신의 의원을 뒤로 하고 보건소에서 야간에 진료를 하겠다고 나서겠느냐"며 문제제기하고 있다.
구로구의사회 안중근 회장은 "7월부터 의료급여환자 본인부담금 신설제, 일자별청구가 시작되고 8월에는 정률제 시행으로 혼란스러운데 보건소에서 야간진료까지 늘리겠다고 하니 한숨만 나온다"며 "게다가 민간의료기관 의사들까지 동원한다니 과연 얼마나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서구의 A내과의원 박모 원장은 "그렇지 않아도 개원상황이 어려워서 야간진료까지 하는데 보건소에서 나서면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이라며 "어떤 개원의가 자신의 의원을 뒤로하고 나가서 진료를 보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원장은 "정부는 점차 공공의료의 기능을 확대시키면서 민간의료기관과 경쟁시키고 있다"며 "공공의료의 확충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밝히고 본연의 공공의료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막상 보건소 야간진료를 이용하는 환자 수는 생각만큼 많지 않아 보건소 재정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서울시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평일 1일 평균 진료 인원은 0.7명, 토요일 1일 평균 진료인원은 11.3명에 불과했다.
인천 B산부인과 고모 원장은 "얼마 전까지 한 달에 한번정도 보건소에서 부인과 진료를 해봤지만 막상 환자는 많지 않고 불필요하게 값비싼 의료장비를 구비, 정부 예산이 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공의료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부진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민간의료와 경쟁하기 보다는 공공의료에서만 할 수있는 서비스를 모색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