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이 개원한 것이 강동성심병원 성장에 도움이 많이 됐다. 서로 경쟁한 결과 상생할 수 있었다”
한림대의료원 강동성심병원 이혜란 병원장의 말이다.
1년여 전 동서신의학병원이 개원할 당시 병원계에서는 강동성심병원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았다.
실제 동서신의학병원이 개원하던 지난해 6월 강동성심병원은 1일 평균 외래환자가 1391명이었지만 11월에는 1368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지난 5월말 현재 1576명을 기록, 1년전과 비교할 때 13%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혜란 병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며, 우리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생각한다”면서 “숭고한 기업이념과 투명한 경영에 직원들도 호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매주 화요일 재단회의를 화상회의로 하는데 원하는 직원은 누구나 회의에 참여할 수 있으며, 다양한 중요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면서 신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 병원장은 “강동성심병원은 1986년 개원해 이제 성년이 된 조직”이라면서 “아무리 새로운 병원들이 많아도 지난 이십여년 쌓아온 역사와 노하우가 있고, 경험이 많은 우수한 의료진도 병원의 위기를 타개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강동성심병원은 동서신의학병원 개원을 포함한 주변 의료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질 향상’과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우선 의료질 향상을 위해 병원은 QI실을 병원장 직속기구로 강화하고 책임자로 오도훈(방사선종양학과) 교수를 임명하는 한편 매년 간호부 중심으로 열리던 의료질 향상 경진대회를 임상교수 중심체제로 개편했다.
여기에다 의료진향상위원회 안에 CP(Critical pathway), CI(Clinical indicator) 팀을 구성하고 각 팀장에 임상교수를 앉혔다.
이에 대해 이 병원장은 “2001년부터 여러 보직을 맡아 일하다보니 일반 직원들이 정말 조직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으며, 이 사람들 때문에 의사들이 먹고 산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이 병원장은 “그런데 의사들은 이런 인식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의료질 향상 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면서 “이들을 바꾸기 위해 임상교수들을 모든 팀장으로 임명했는데 지금은 의사와 간호사, 행정직으로 구성된 팀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다 병원은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 우수 인적자원과 향후 트랜드를 고려해 심혈관분야와 두경부센터를 육성분야로 선정했으며, 꾸준히 지원한 결과 이들 분야를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이 병원장의 설명이다.
한편 이혜란 병원장은 의료기관의 수익성이 점차 악화되고 있어 정부의 인식전환이 시급하다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환자들에게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현재 정부는 일방적으로 의료계에 많은 부담을 요구하고 있어 비현실적”이라면서 “의료서비스와 의료질 개선을 위해 의료수가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